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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형병원들 '지역구→전국구→글로벌'

by 노안부장 posted Oct 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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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下]서울 대형병원들 '지역구→전국구→글로벌'
규모 확장 통한 경쟁 가열…의료수준 향상 & 집중화 부작용 노출
서울 소재 대형병원들의 양극화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 병원은 저마다 중·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전국구 병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나아가 이미 전국구 병원으로서 자리를 굳힌 소위 ‘빅5’ 병원들은 향후 ‘동북아 중심의 의료허브’ 등의 비전으로 세계화, 글로벌 스탠다드 구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전국적으로 상당수 충성 환자를 확보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성모병원 등은 암센터 개원, 병상수 확충과 함께 세계화를 추진 중이다.

지방 환자가 전체의 60%에 육박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은 ‘Vison 2010'을 세우고 ‘아시아의 대표병원’으로 발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삼성서울병원 최한용 원장은 “삼성암센터 오픈으로 삼성은 2000병상 시대를 열어 진료의 질은 물론 규모 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위용을 갖춘 아시아 허브 의료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전국구 병원’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진료, 연구, 교육의 조화로운 성장 발전을 도모해 아시아 지역을 선도하는 글로벌 초일류 병원으로 전진하겠다는 의지다.

2009년 새 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는 가톨릭의료원 또한 전 세계 가톨릭 의료기관과 의료 네트워크 구축으로 세계적인 가톨릭 의료브랜드를 만들겠다는 ‘Vison 2020'을 수립했다.

가속화되고 있는 경쟁 구도 속에서 세계 굴지의 의료 네트워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발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 병원은 글로벌 스탠다스 실현을 위해서는 최첨단 시스템, 의료진 및 병상수 확충 등은 물론 내부적인 ‘의식 혁신’이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학병원들, 전국구 병원 ‘따라 잡아라’

환자의 지역 구분이 없는 이들 병원들의 움직임은 타 대학병원들의 비전 및 계획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소재 대형병원들은 전국구 병원을 모델로 ‘빅5’에 진입, 세계화를 꿈꾸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지역구 중심의 충성 환자를 확보, 이를 토대로 점진적인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는 암이나 심장병 등 난치성질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해 갈수록 높이지는 환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

건국대병원 유광하 대외협력실장은 “2015년 빅5 진입을 위해서는 우수한 시스템을 구축, 이를 백업할 수 있도록 이제는 학술적인 무게를 실어야 한다”며 “중랑구, 성동구 지역에서도 충성환자를 확보한 후 전국구 병원으로서 점진적인 발전을 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고대의료원 오동주 의료원장 또한 “고대의료원은 환자 모두가 신뢰하는 의료기관”이라면서 “의학교육기관과 의학발전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을 실현해 ‘동북아시대, 최고의 의료원’으로 도약하겠다”고 피력했다.

경희의료원의 발전전략은 향후 5년 안에 최고의 의료서비스와 전문-특성화로 한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고, 국제경쟁력 1위, 전문-특성화된 의료기관을 구축, 향후 10년 안에는 신의학의 메카인 경희의료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미이다.

지역 밀착형 병원들의 전국구화 바람직한가?

각 대학병원들이 전국구 병원을 표방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변화하는 국내 의료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겠다는 의지의 피력이라는 전언이다.

대형병원의 공룡화로 인해 국내 의료계의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병원들이 끊임없이 최첨단 시스템을 도입, 병상수를 확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이 지역내 확고한 위치를 기반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한다는 비전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무분별한 경쟁에 따른 국내 의료체계를 훼손하지 않는다면 환자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 중심의 병원이 제 나름의 역할을 해줘야 각 기관별 진료 체계가 정상화 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무분별한 빅5 따라잡기는 특정 지역으로의 환자 쏠림 및 지방 환자들의 서울행을 야기한다는 것. 아울러 지역 중소병원 및 개원의, 지방 병원들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는 지적이다.

한 개원의는 “과거에는 3차 의료기관은 경증환자를 진료협약 관계의 중소병원 및 개원의들에게 전원시켰다”며 “하지만 이들 병원들이 점차 몸집을 불리면서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1, 2차기관 역할까지 관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적절한 지역 중심 병원의 역할은 대형병원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3차기관 본연의 연구 역할을 확대, 장기적으로 국내 의료의 서비스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병원들은 전국구 표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국내 의료계에서 지역 중심 병원으로의 안주는 곧 도태를 의미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대형병원들은 전국구 병원으로의 도약, 나아가 세계화를 실현하기 위해 서울에 이어 경기도까지 몸집을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의료기관의 비전 및 계획의 현실화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이들의 움직임에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신의연·백성주기자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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