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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철거민,왜 옥상농성 투쟁 벌였나

by 관리자 posted Jan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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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철거민,왜 옥상농성 투쟁 벌였나
"선대책 후철거 요구했을 뿐..철거 무조건 반대 아니다"
교육선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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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압과정에서 최소 2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용산4구역 재개발지. 이곳 주민들이 목숨 건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용산4구역에는 건물 234채에 430여 임대 상가와, 450여 세대의 주거 세입자가 살고 있다. 길게는 수 십년, 터를 잡고 살아 온 주민들은 이곳에 40층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6개동이 들어서기로 예정되면서 삶의 터전을 잃게 됐다.

 

경찰은 컨테이너를 옥상으로 끌어올려 시너통이 가득한 망루를 부수고 있다.


외지인이 많은 건물주들은 본격적인 재개발이 시작되자 보상을 받고 나갔지만 세입자들은 문제가 달랐다. 이들은 2006년 1월 21일 이전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이사비와 4개월치 집세를, 2007년 6월 7일 이전에 영업하던 상인들은 3개월치 수입을 보상받기로 했으나 삶의 터전을 옮겨 생계를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보상비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들 학교도 여기에 있고 오랫동안 살던 곳인데 여길 떠나 어디를 가겠어요? 그렇다고 새로 들어설 주상복합아파트에 우리가 들어가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이곳을 떠난다 해도 여기서 내던 임대료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결국 지난해 5월 용산구청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내면서 쫓겨나게 된 세입자들은 ‘용산4구역 철거민 대책위원회’를 출범해 인허가 관청인 용산구청과 시행사 등을 상대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재개발을 하는 동안 상가 세입자들에게는 장사를 할 수 있는 다른 재래시장이나 임대상가를 마련해주고, 주택 거주자들에겐 가수용지에 임시주택을 마련해달라는 것이다. 즉 ‘선대책 후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점거 농성 현장에서 만난 한 세입자는 “우리는 철거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단지 대책을 세워놓고 쫓아내라는 것이다. 들어올 때는 억대 권리금과 인테리어비용을 들였는데 지금 와서 아무 대책도, 보상금도 없이 나가라고 하면 어쩌라는 거냐”고 말했다.


그는 “어제(18일)까지도 장사를 했는데 용역들이 찾아와 탁자를 발로 차며 ‘다치고 싶지 않으면 나가라’고 협박하기가 일쑤였다”는 말을 전하며 몸을 떨었다. “아이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도 많은데 상주하는 용역들이 지나가는 여자나 아이들에게 욕하고 협박하고 심지어는 입에 담기 끔찍한 그림을 벽에 그려가며 협박을 했다”며 그동안의 고통을 호소했다.


용산철대위 회원들은 한결같이 “수 십년 째 살던 주민들에게 무작정 떠나라고 하는 것은 돈 문제를 떠나 주민들을 사람 취급 안하는 것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돈 있는 자들에게 철거민은 사람도 아닌 거냐”며 분노했다.


결국 이들의 요구와 분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용산구청을 비롯한 관련기간이 철거를 강행하고 용역을 투입하면서 끝내 안타까운 희생자가 생겨났다.

 

불길에 휩싸인 건물에 매달려 있던 철거민이 결국 추락했다.


건물 점거 시위가 진행 중이던 19일에도 이들은 전철연 관계자를 통해 “경찰병력을 철수하면 모두 내려오겠다.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병력을 철수하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했으나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철수는 안 된다며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삼성물산, 대림산업,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짓게 되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용산역, 용산공원 등이 가깝고 시티파크, 국제빌딩 등이 둘러싸고 있는 주변 여건에 따라 분양가가 3.3㎡당 3500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기사출처: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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