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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반도체 피해자·유족 등 근로복지공단 앞 노상농성

by 노안부장 posted Apr 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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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반도체 피해자·유족 등 근로복지공단 앞 노상농성

5월 초 산재 여부 결정 앞두고 농성.."삼성 눈치보지 말길"

배혜정 기자 bhj@vop.co.kr
근로복지공단 노상농성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 디퓨전 공정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와 기흥공장 1라인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2005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황민웅 씨의 부인 정애정씨가 22일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삼성반도체 피해자들의 산재 인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삼성반도체 공장에서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백혈병, 피부암, 무정자증 환자들도 자꾸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삼성이 우리를 산재로 인정하고 정신 바짝 차리고 반도체만 만들어내면 좋겠습니다."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 디퓨전 공정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황유미씨의 부친 황상기씨의 말이다.

황씨의 옆에 있던 정애정씨는 "삼성을 상대로 산재 신청을 한 게 처음인데 주위에선 어려울 것 같다고도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앉아있을 수 만은 없어 나서게 됐다"며 "더이상 피해자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근로복지공단은 하루빨리 산재 승인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기흥공장 1라인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2005년 백혈병으로 사망한 故황민웅 씨의 부인이다.

황상기, 정애정 씨 등 유족들과 삼성 반도체 피해자들은 5월 초 발표예정인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여부 최종 결정에 앞서 22일부터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노상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농성에 결합하고 있는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근로복지공단이 자문의사 협의회를 구성해 5월 초 산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지금까지는 공단 앞 1인시위를 했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해보자고 해서 28일까지 노상농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반도체 산재 승인 촉구 노상농성

삼성 반도체 피해자, 유족들은 5월 초 발표예정인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결과 발표에 앞서 22일부터 서울 영등포 근로복지공단 앞에서 노상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피해자와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한 지 길게는 2년에서 짧게는 1년이 지나고 있지만 공단으로부터 똑부러진 대답은 듣지 못하고 있다.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공단이 삼성 눈치보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의 산재 신청에 공단은 자체 판단이 어려운 사안이라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역학조사를 요청했고, 산업안전공단의 개별역학조사 결과는 3월 중순 공단 측에 보고됐다. 그러나 공단은 역학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을 뿐더러, 조사결과가 애매하게 나왔다는 이유로 새롭게 '자문의사 협의회'를 구성해 산재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반도체노동자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공단의 태도는 결국 산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근거가 많은 상황에서 삼성눈치보기가 아니라면 산재 승인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황상기 씨는 "우리가 산재 인정을 받아야 삼성도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냐"면서 "이렇게 나서는 사람이 없다면 삼성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계속 근로자들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유미는 죽었지만 제2, 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공단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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