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생명

李대통령, 국정쇄신 요구 거부

by 관리자 posted Jun 04,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李대통령, 국정쇄신 요구 거부
 최재영기자 cjyoung@kyunghyang.com
ㆍ“국면 전환용 인사 안돼”… 與 내부 갈등 심화

이명박 대통령은 3일 “개각이나 청와대 개편 같은 정치적 이벤트로 국면을 전환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나라)당에서도 그렇고 쇄신 이야기가 많은데 국면 전환용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구시대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마무리발언을 통해 “우리 정치는 지역주의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많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4·29 재·보선 참패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여야와 시민·사회단체, 대학교수 사회 등에서 제기하고 있는 국정쇄신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자, 현행 국정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나라당 쇄신특위와 친이계 소장파 의원들이 잇따라 국정기조 전환, 조각(組閣) 수준의 개각 및 청와대 개편, 대탕평의 정치와 인사 등을 촉구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 향후 여권 내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현 정부는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 정책과 일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 또 바꾸면 8, 9개월 만에 사람을 바꾸는 게 된다”면서 거듭 ‘능력’과 ‘필요’에 따라 인사를 하겠다는 ‘원칙’을 확인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국정 현안으로 경제와 남북관계를 거론하고 “당·정·청이 모두 경제살리기와 북핵 위기극복이란 두 가지 목표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쇄신특위 소속 초선의원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평상시라면 틀린 말이 아닐 수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조문정국 이후 민심이 심각함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사안의 위중함을 알 때까지 줄기차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 국민은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의 변화를 바라고 있다”며 “이제 당·정·청 쇄신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밝혔다.

<최재영기자 cjyoung@kyunghyang.com>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