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생명

쌍용차 노사협상 타결, 조합원 농성해제

by 관리자 posted Aug 07,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알림/속보] 쌍용차 노사협상 타결, 조합원 농성해제
작성일 : 09-08-06 20:17

<사진 : 쌍용차 노사 합의안에 대해 지도부가 보고대회를 갖고 있다. - 노동과 세계 이명익 기자>

쌍용차 지부 점거농성 77일째인 6일 오후 한상균 쌍용차 지부장과 이유일, 박영태 공동 관리인이 노사 합의서에 서명했다. 조합원들은 농성을 해제했으며 공장 안에서 경찰조사를 받은 뒤 가담정도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한상균 지부장은 오후 공장안에서 열린 보고대회를 통해 "노조 22년 역사상 초유 사태를 맞아 쌍용차를 살리고 노조 깃발을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이 극단의 힘을 기울였다"며 "그러나 사측은 경찰을 앞세워 노동자들간 갈등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72억이면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데도 우리를 이렇게 힘들게 한 정부와 사측에 분노를 느낀다"며 "자본이 이렇게까지 한 것은 우리 조합원들을 죽여 대한민국 전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려는 것인데, 이것을 완전히 막지 못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으로 "동지들이 많이 착잡하고 만감이 교차할 것"이라며 "원안대로 정리해고를 철회하지 못하고 군살이 박힌 내용을 보고드리게 돼 지부장으로서 분노는 있지만, 더 이상 동지들에게 제 한계에 대해 변명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그간 쌍용차 투쟁 승리를 위해 연대해온 동지들은 농성을 해제하고 공장밖으로 나오는 조합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오후 3시 평택여중고 사거리에서 집회를 가진 후 공장 주면을 맴돌았지만, 조사가 늦어짐에 따라 7시30분부터 평택역에서 진행되는 촛불문화제로 모였다. 후문쪽에서는 조합원들을 기다리던 일부 동지들과 기자가 망치와 각목을 든 구사대에 의해 폭행당해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오후 9시 현재 조사를 마친 조합원들과 지부 간부들이 경찰서로 호송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쌍용차 노사가 합의한 최종안은 아래와 같다.

▲무급휴직자에 대해 1년 경과 후 생산물량에 따라 순환근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
▲영업전직을 위해서 영업직군을 신설하고 전직 지원금(월55만원)을 1년간 지급하되 대리점 영업사원에 준하는 대우
▲인력조정 과정에서 무급휴직, 영업직 전직, 희망퇴직을 한 경우 향후 경영상태가 호전돼 신규인력소요가 발생하면 공평하게 복귀 또는 채용
▲무급 휴직자와 희망퇴직자를 통해 취업알선, 직원훈련, 생계안정 등에 필요한 조치를 적극 추진
▲기본급 동결, 상여금 삭감 등 임금 축소
▲학자금을 제외한 복지후생의 중단에 원칙적으로 합의
▲형사상 책임은 최대한 선처토록 노력
▲민사상 책임은 회생계획의 인가가 이루어지는 경우 취하
▲현 상하이차 지분에 대해 감자를 통해 대주주지분을 변경
▲회사의 조기 회생을 위한 운영자금 투입을 위해 적극 노력
▲평화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합의





한편 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지부의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이해한다"면서 쌍용차 투쟁을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한 위대한 싸움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쌍용차 조속히 정상화해야
- 정리해고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심대한 타격 준 투쟁

대승적 타협,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이해

우선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된 것을 환영하며, 지금까지 쌍용차 정상화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목숨 건 투쟁을 전개해온 농성 노동자들에게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분쇄 투쟁은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한 위대한 싸움으로 역사에 남을 것입니다.

또한 이번 대승적 타협은 쌍용차 조합원들의 처절한 싸움이 자칫 큰 인명피해로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한상균 쌍용차지부장을 비롯한 농성 노동자들이 불가피하게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이해합니다.


이명박 정부 살인진압 통한 개입 강력 규탄

아울러 이명박 정부의 이번 행각에 대해 다시 한번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하이 먹튀 자본에게 쌍용차를 매각하고 기술유출의 책임 또한 제대로 묻지 않은 정부가 최소한의 중재노력 조차 하지 않고, 공권력을 적극 개입시켜 살인진압까지 감행하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일부터 시작한 경찰의 최신살인무기, 헬기 등을 동원한 살인진압으로 수 백명이 넘는 부상자가 생겼고,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지지자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평생 안고 살게 만들었습니다. 온 국민이 대형참사를 우려하며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바랬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를 져버리고 테러진압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무자비한 폭력성과 야만성만을 우리에게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쌍용차 노동자 1000여명은 이명박 정부를 상대로 정리해고 강행에 맞서 끝까지 투쟁을 벌여낸 것입니다. 인명피해로 인한 대타협 결과는 아쉬운 측면은 있으나, 20일간 공권력 총동원도 모자라 법무부 장관까지 동원해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려 한 이명박 정부에게 심대한 타격을 준 투쟁이었습니다.


공적자금 투입해 하루 빨리 쌍용차 정상화시켜야

정부는 진심으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가 노동자들과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쌍용차 노사간 대타협 대타결 정신의 취지에 맞게 하루 빨리 공적자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정상화시키는 것만이 지금까지 벌여온 일을 최소한이라도 수습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희망퇴직자와 분사 등 피눈물 나는 결정을 내린 노동자들에게 지자체를 비롯한 정부차원에서 이들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일방적 대량해고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지, 얼마나 큰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르는지를 교훈삼아 이제는 이명박 정부가 극단적 노사관계 정책, 일방적 대량해고, 노조에 대한 살인적 탄압, 노조말살 정책을 하루라도 빨리 폐기할 것을 촉구합니다.


간부와 농성조합원에 대한 형사 처벌 면제 촉구

아울러 사법당국 또한 대량참사를 막기 위한 대타협 정신에 입각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간부들과 노동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제해줄 것을 요청드립니다. 정치권 등을 포함한 중재단 또한 민형사 책임을 비롯해 사후 문제를 책임있게 해결해주실 것이리라 믿습니다.

회사측 또한 대타협 정신에 맞춰 노동자들간에 빚어진 갈등을 하루 빨리 치유하고, 공장 정상황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전체 사원의 지혜를 모우고, 징계, 노조 무력화 등의 부적절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금속노조는 농성조합원을 비롯해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존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며, 이후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도 온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또한 국민여러분께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2009. 8. 6
전국금속노동조합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