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로 파업 22일차를 맞고 있는 익산병원지부가 전북지역의 투쟁사업장과 함께 익산병원 집중투쟁을 전개했다.

익산병원지부 조합원, 전주코아백화점노조 조합원,  보건의료노조 전북지역본부 지부 간부 등 200여명은 21일 익산병원 앞 주차장에 모여 민주노총 전북본부 주최의 파업사업장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회에 참가했다. 32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무더위, 찜통 더위를 후끈 달궈주는 아스팔트 지열도 조합원의 뜨거운 투쟁 열기를 꺾지는 못했다. 조합원들은 시종일관 신나고 즐겁게 투쟁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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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병원 조합원들의 투쟁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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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북본부 주최 투쟁사업장 승리 결의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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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22일차 농성장 모습

 

윤종강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은 “노조결성을 이유로 극악한 노조 탄압에 앞장서는 익산병원의 상황은 언론을 통해 익산지역에 여론화돼 지역 내에서도 노조탄압 병원으로 악명이 높다”면서 “최근 화장실 사용 금지, 단수조치까지 취하는 병원의 태도는 그야말로 반인권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윤종강 수석부본부장은 “집중투쟁에 대한 면피용으로 성의없는 교섭을 되풀이한다면 지역본부에서도 타격 투쟁을 비롯해 강도 높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홍영환 정읍아산병원 지부장은 “익산병원의 제일 큰 문제는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며, 내부 직원의 만족 없이 환자 만족도 없다는 사실을 병원은 직시해야 한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하연호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위원장은 “익산병원 파업 사태는 지역주민의 건강문제, 지역 내 노조탄압 문제와 직결된 만큼 도지사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지금 도지사가 할 일은 익산병원 사측이 성실교섭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이주호 익산병원지부장은 “병원측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가 지칠 것이라 착각하지만, 우리는 파업이 길어질수록 더 강고해지고 있다”며 “노동 3권 쟁취 그날 까지 지키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주호 지부장은 “노조의 요구는 결코 과도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만 인정한다면 오늘 안이라도 해결할 수 있다”며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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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강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 수석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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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환 정읍아산병원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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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호 민주노동당 전북도당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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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익산병원 지부장

 

참가자, 병원 진료 위해 평화롭게 로비 진입 시도

 

병원 주차장에서 결의대회 이후 200여명의 참가자들은 화장실 이용과 진료를 위해 익산병원 로비 진입을 시도했다.
참가자들은 삼삼오오로 짝을 지어 로비로 들어갔고, 구사대들은 현관 입구에 대기하고 있었으나 참가자들을 몸으로 가로 막지는 않았다. 200명 전원이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고 목적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채 몇 분이 되지 않아 병원 로비는 투쟁머리띠를 한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파업 22일만에 처음 로비를 밟게 된 익산병원 조합원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로비가 다소 혼잡스러워지면서 대기 중인 입원 환자들의 불편을 염려한 익산병원 조합원들은 이동 통로를 확보해 환자들을 부축하며 병동으로 이동을 도왔다. 파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환자 곁을 떠나 있지만, 마음 만큼은 늘 환자 곁에 머물고 있는 조합원의 애틋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평소 돌보던 환자를 만난 조합원은 “할아버지, 저 4층 간호사에요. 잘 지내세요?”라며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몇몇 조합원은 로비진입 기념으로 1층에 있는 매점에서 병원 간식을 구입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진료 번호표를 뽑고, 의자에 앉아 평화적으로 대기했다. 환자 불편을 고려해, 뒤늦게 번호표를 뽑은 외래환자들은 먼저 진료를 보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 구사대들은 진료대기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진료를 보지 않을 거 아니냐? 빨리 나가라”며 고함을 지르면서 참가자를 끌어내고, 곳곳에서 사진 촬영을 했다. 참가자들이 “평화롭게 진료 대기를 하고 있는데 왜 탄압하냐”며 강력히 항의했다. 사측의 폭력에 ‘소란스럽다’고 항의하는 환자들도 있었다.

 

30분 정도 진료대기를 하고 있던 참가자들은 익산병원의 몰상식한 진료 거부에 분노하며, 평화적으로 병원을 나왔다. 참가자들은 이후 더 큰 투쟁을 다짐하며, 21일 오후 6시 열리는 교섭 결과를 주시하기로 했다. 21일 파업사업장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대회는 익산병원을 시작으로, 전주 코아백화점, 전주 노동청 앞에서 투쟁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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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만에 밟아보는 그립던 로비! 그러나 돌아온 건 구사대의 폭언과 협박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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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소를 나누고 있는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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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이용을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조합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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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돌보던 환자를 만난 조합원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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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이동을 돕고 있는 조합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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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나가라"며 폭언을 일삼는 구사대. 진료 대기 중인 조합원에게 삿대질과 막말을 서슴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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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에 열중인 구사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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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촬영에 심취한 구사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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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을 지르고, 폭언을 일삼는 구사대 때문에 로비가 몹시 소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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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사진을 찍고 난리야?" 조합원에게 불만을 털어 낸 할머니. 환자의 불편에도 아랑곳 않는 구사대의 모습

 

파업 이후에도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는 익산병원

 

한편, 익산병원지부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병원측은 사태 해결에 전혀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노조는 ▲임금인상 ▲타임오프 전임활동 보장 ▲조합사무실 제공 ▲홍보게시판 제공 및 홍보활동 보장 등 소박한 수준의 요구를 제시하고 있지만, 병원측은 파업 후 2차례 교섭에서 모두 무성의한 답변만 되풀이했다.

 

7월 6일~7일 보건의료노조 집중투쟁 이후 성실교섭을 약속했던 병원은 7월 9일 열린 교섭에서 사측안 제시를 거부했다.
7월 15일 열린 2차 교섭에서 사측은 너무도 무성의한 안을 꺼내 놓아 노조의 분노를 샀다. 사측은 법 테두리 내에서도 2000시간의 타임오프가 가능한데도, 타임오프 한도 96시간 제공과 조합사무실과 홍보활동은 불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태를 평화롭게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익산병원 교섭이 파행으로 치닫는 이유는 노조의 요구가 과도해서가 아니다. 병원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익산병원 조합원의 요구는 보건의료노조 130개 소속 사업장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사항이다.

 

3월부터 돌입한 현장교섭에서 대화 보다는 노조탄압에 앞장섰던 사측은 6월 30일 노조파업 돌입 후 노조의 정당한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몰아가는데 바쁘다. 현재 병원측은  ‘업무방해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병원 앞 농성장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병원의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고, 농성장 옆 수도관까지 막아버리는 반인권적 행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노조는 끈질긴 파업 투쟁을 전개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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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막 인터뷰

 

파업 22일차 맞은 익산병원 이주호 지부장을 만나다!

 

22일차를 맞는 익산병원 파업의 중심에 서 있는 이주호지부장. 지난 3월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에 나서고, 노조탄압에 맞서 조합원을 보듬으며, 힘든 능선을 성큼 성큼 지나왔다. 7월 21일 민주노총 전북본부 결의대회의 막간을 이용해 익산병원지부 이주호지부장을 만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업 길어지면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22일차를 맞은 근황은?
조합원들도 파업과 농성 투쟁에 적응을 한 것 같다.  워낙 씩씩하고, 투쟁 의지도 강해서 조합원 덕분에 저도 힘을 많이 받는다. 최근 힘든 게 있다면, 정말 더워서 못 살겠다. 익산의 찜통 무더위가 조합원의 최대 적이다.

 

요즘 조합원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아침 피켓 선전전과 출근 선전전, 출정식을 진행하고, 교육을 받는다. 이후 시청, 노동지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이후 대국민선전전을 함께 진행한다. 지역 선전전은 저녁까지 이어지는데 상가 등을 돌면서 계속 투쟁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집중투쟁 이후 교섭 상황은?
두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거의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보건의료노조 집중투쟁 이후 처음 열린 교섭에서는 사측안 조차 제시하지 않았고, 2차 교섭에서는 터무니 없는 안을 제시했다. 법 테두리 내에서도 2000시간의 타임오프가 가능한데도 사측은 타임오프 한도 96시간, 조합사무실과 홍보활동은 불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화롭게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다.

 

투쟁 이후 노조 탄압이 더 심각해졌다는데?
병원이 얼마전에  ‘업무방해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병원 앞 농성장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 화장실 이용도 금지하고, 농성장 옆 수도관까지 막아버렸다. 탄압을 하더라도 우리를 막을 수는 없다. 법적 대응을 비롯해 우리도 투쟁에 나설 것이다.

 

전국의 조합원에게 한 말씀 해달라.
민주노조가 정당하다는 거, 우리가 외롭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 바로 산별노조이다. 전국에서 달려와 줄 동지들이 있기에 늘 든든하다. 모두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꼭 승리를 쟁취하고 싶다. 그리고, 승리하면 저희보다 더 탄압받는 열악한 지부를 위해 작은 힘이나마 연대하고 싶다.

 

@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