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은 3교대 간호사를 지지합니다.

by 수술실마취과 posted Nov 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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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병원 수술실 마취과 지지성명서]

안암병원 수술실․마취과 간호사들은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안암병원 3교대 간호사 성명서>를 지지합니다.


이번 성명서를 통해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간호사들의 절실한 요구를 보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때 밥을 먹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고, 물 한모금 조차 먹을 시간이 없고, 화장실도 못가고 매일 발을 동동 구르면서 일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는 병원이라는 공간 속에서 간호사들의 근무조건이 어떤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이자, 수술실내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고, 우리의 친구며, 선배, 후배들의 외침입니다.


안암병원은 증축으로 인하여 환자 수가 증가하였습니다. 수술 건 수 역시 증가하여 정규퇴근시간인 오후 5시 이후의 수술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수술실․마취과 간호사들은 상시적으로 연장근로를 하고 있습니다. 오후 수술에 들어가면 언제 집에 갈지 알 수 없고, 갈수록 늘어나는 업무로 지칠대로 지친상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기출근과 늦은 퇴근 등 장시간의 연장근무로 개인의 생활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무조건 개선을 논의해야 할 교섭자리에서 오히려 업무개선에 대한 대책없이 ‘3교대자 근무시간축소’라는 부분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특히 간호사들의 근로조건임에도 ‘간호업무를 전혀 모르는 곳’에서 ‘당사자들 의견수렴 없이!’ 이 결정을 했다는 것에는 참담할 따름입니다.


간호사들의 성명서 발표는 그간 힘들게 일 하더라도 많이 참아왔던 간호사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제라도 일한 만큼 연장근무시간을 인정받겠다는 3교대 간호사들의 외침은 너무나 정당하고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포탈에 성명서와 관련하여 평사원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글에서 - ‘먹을 거 달라고 징징대는 철없는 아이’처럼 하지말고 양보하고 이해하라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간호사의 절실한 요구,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가 병원에서는 겨우 이런 수준의 불평으로 치부되는 건가요? 내부고객만족에 대한 철학은 온데간데 없고 양보와 희생만을 강조하면서 정당한 요구에 대해 ‘떼쓰듯이 달라고만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야할 간호사로서의 소명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고대의료원의 직원으로서 자부심과 자존감을 느끼며 병원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우리 수술실․마취과 간호사들은 ‘최소한의 근로기준법을 지키자는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를 하는 <안암병원 3교대 간호사 성명서>를 지지하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에 3교대 간호사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안암병원 수술실․ 마취과 간호사 5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