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미전 승리의 힘은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야구이다.
지는 것은 확실하고, 몇 점으로 질 것인지가 관심사였던 WBC 한미전이 이겼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 결과의 힘은 선수들을 믿어준 감독, 김인식 감독의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선수 개개인의 상태와 처지를 이해하고, 코치진의 말을 귀담아 듣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들의 선수를 믿는 김인식 감독의 힘인 것이다.
즉, 이렇게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인식 감독의 선수 개개인의 상태와 처지에 맞는 적절한 배치, 그리고 선수들이 나를 존중해주는 감독에 대한 믿음! 그것이 승리라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인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이번 3월 인사는 원칙이 없다는 것이 모든 직원들이 말하는 문제점이다. 또한 직원들 개개인의 처지를 일체 고려하지 않는 인사라고 불만이 많다. 심지어, 개개인의 처지를 고려해달라는 고충을 털어 놓으려 직접 찾아가 하소연을 해도 의료원은 ‘어쩔 수 없다’고 귀를 닫을 뿐이다. 그런 의료원에게 무슨 믿음이 생기겠는가!
김인식 감독처럼 투수의 상태를 미리 짐작하는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충이라도 털어놓았을 때 마음을 열어 들어주고 해결할 의지를 보여준다면, 우리의 착한 직원들은 의료원이 자신의 말을 들어준다고 기꺼워 할 것이다. 직원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일이 그렇게 힘든 일인가! 매일매일 고충을 듣는 노동조합으로서는 도무지 모를 일이다.
의료원을 내 집처럼 생각하고, 환자들에게 잘해주는 직원을 원하십니까?
의료원이 먼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하심이 어떠신지요!
의료원은 집 주인에게 초대받은 손님처럼 환자를 대하는 서비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다. 매달 친절 직원과 부서를 뽑고, 환자들이 칭찬하는 직원들도 뽑는다. 옛날의 고대병원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친절할 수 있는 분위기, ‘내가 주인이다’라고 생각할 만한 모든 환경은 변화시키지 않은 채, 무조건 친절하라고 명령만 한다.
의료원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노력을 부단히 하고, 직원들이 소중히 여기는 것을 의료원도 같이 소중히 여기고, 직원들을 끈끈한 애정으로 감싸고, 상호존중의 분위기를 마련해간다면, 직원들은 단순한 애사심을 넘어, 무한 책임이 발동하는 주인 정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럴 때만이 의료원의 지상과제인 친절, 더 나아가 현재의 상태로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대고객 만족이 증대될 것이다.
이제 획일적인 잣대로 직원을 관리하는 것을 넘어, 직원 개개인의 필요에 의한 인사가 되어야 한다.
기본 인사원칙 하에 직원들의 고충이 반영되는 인사! 그것이 모든 직원이 주인 정신을 갖는 일터, 신바람 나는 일터가 되는데 꼭 필요조건이다. 그러한 인사가 시행이 된다면, 김인식 감독은 9명의 선수만이 믿고 따랐지만, 고대 의료원은 3000 직원이 믿고 따를 것이다.
■ 요약 정리 - 이번 3월 인사의 문제점
1. 근속 연수라는 획일적인 잣대로 인사의 원칙을 잡은 것이 문제이다. 물론 의료원이 내놓은 기준조차 지키지 않은 부서가 허다하다.
→ 직원이 받는 생활의 고충과 불이익과 비교해 업무의 필요성과 효율면에서 합리적인지 따져보는 인사가 돼야 한다.
2. 성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하고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하는 여성 직원들을 병원간 이동을 시킨 점이다.
→ 인사에도 원칙이 있듯이, 직원들의 고충을 처리하는 원칙도 있는 법. 출퇴근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병원간 이동금지.
3.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게 배려하는 사회분위기와는 아랑곳없이 병원 간 이동을 시킨 점이다.
→ 아이를 낳고 기르는 ‘애국’을 하게 해주십시오.
4. 한 부서에서 3명씩이나 한꺼번에 시킨 점이다.
→ 그 부서는 어떡하라고.
5. 직원들과의 최소 규정인 단체협약에 나와 있는 인수인계 기간 및 인사의 재심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인 최소 14일 확보한다는 규정을 부서장 임의대로 어긴 점이다.
→ 27일자 이동 보장하라! 단체협약을 준수하라!
6. 안전요원실에서 1년 정도 근무한 사람이 보호요원실로 발령이 났다가, 7개월 뒤에 다시 안전요원실로 발령이 난 점이다.
→ 적응할 만 하면 돌리고, 일할 만 하면 또 돌리고. 제발! 뺑뺑이 좀 돌리지 말아주세요!
7. 세밀하지 못하게 진행되어 2차례나 수정된 인사발령안.
→ 사전에 미리 조사하면 좋았을 것을...
■ 의료원에게 제안한다
▲ 첫 번째, 인사제도개선위원회
2002년 단체협약에 나와 있는 인사제도 개선위원회에서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자 !!
▲ 두 번째, 고충처리위원회
어떤 회사에나 직원 고충처리위원회가 있다. 고충처리위원회가 없다는 것은 모든 직원이 불편함이 없거나, 회사가 직원들의 불편에 무관심한 것이다. 고대의료원에는 3000명의 직원들이 있다. 직원 3000명 모두 고충이 없다는 말은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이의제기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의료원 인사에 대한 불만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인사에 대한 신뢰는 또 한번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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