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무사 앞세워 교섭 파행 유도, 요구안 답변서 제출마저도 거부
요구안 심의를 거부하기 위한 사측의 악의적인 교섭 태도로 8차 교섭도
한발 짝 나아가지 못했다.
교섭 종료 직전 홍명옥 위원장은 착찹한 심경을 드러내며, 교섭에
참가한 사측과 취재 온 기자들을 향해 교섭 결렬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혔다.
“여기 모인 사용자들은 오늘 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는 방법,
교섭이 안 되게 하는 방법, 모두 알고 있다. 요구안 심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조는 오늘 교섭에서 사측에게 모든 방법을 제안했다. 그런데
사측은 이것을 전면 거부했다.”며 8차 교섭 결렬의 원인이 사측에게
있음을 분노에 찬 목소리로 밝혔다.
사측, 노골적인 요구안 심의 거부
8차 교섭은 6월 14일 오후 3시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노사 1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노조는 요구안 심의 진전을 위해 노무사 문제 등 쟁점사안은 일단
제쳐두고 노조 요구안에 대한 사측 답변을 들은 뒤 축조교섭에서
본격적인 요구안 심의에 돌입하려 했다. 이는 7차 교섭에서 요구안 심의
진전을 위해 홍명옥 위원장이 최일용 한양대의료원장을 비롯해 사측
교섭 대표에게 제안한 내용이다. 그러나 사측은 8차 교섭에서도 노조의
제안에 대해 거부하며 요구안 심의를 노골적으로 해태했다.
1> 노무사 앞세워 교섭 거부
사측이 노무사를 교섭 위원으로 내세운 이유가 8차 교섭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노조가 요구안에 대한 사측 입장을 밝혀달라고 하자, 사측은
돌연 노무사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발언을 유도했다. 노조의 즉각적인
항의가 이어졌고, 교섭은 순간 험악해졌다. 요구안에 대한 답변서까지
준비했다는 사측이 병원장, 사측 간사 등 읽을 만한 대표를 모두
제쳐두고 굳이 노무사에게 마이크를 건넨 이유가 무엇인가? 노무사를
총알받이로 앞세워 교섭을 중단시키려는 목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2> 허울뿐인 사용자단체, 무책임한 사립대
노무사 발언 시도로 교섭이 험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교섭에서
사태 수습과 교섭 진전을 위해 결단할 수 있는 사측 교섭위원은 아무도
없었다. 순번제로 참석하는 병원장들은 대표 선출의 어려움에 대해
장황한 변명을 내세우기 바빴고, 책임 있는 발언은 회피했다.
일주일씩 돌아가는 사립대병원 공동대표 1인, 아예 참석조차 하지 않은
공동대표 1인, 위임장 들고 참석한 병원장 1인이 8차 교섭에서 보여 준
사용자단체 공동대표 3인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노조 파업이 코 앞에 닥쳤는데 8차교섭까지 사용자단체 공식 교섭위원은
선출조차 되지 않았고, 매번 교섭마다 위임장 들고 참석하는 병원
행정책임자가 태반인 사용자단체의 모습이 바로 2007 보건의료
산별교섭의 현 주소다. 어떤 책임있는 결정, 어떤 대표성 있는 결정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용자단체가 올바로 구성되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바로 산별교섭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다. 역으로 산별교섭을 진전시킬 수 있는 열쇠도
사용자단체의 내용성 있는 구성 완료에 있음을 사측은 명심해야 한다.
3> 요구안 답변서도 못 주겠다니
8차 교섭에서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 심의 요구에 ‘사측 답변서를
준비해왔다’며 또 노무사 문제 등을 의도적으로 쟁점화시켜 교섭을
지연시키기에 급급했다. 이에 노조는 ‘4차 교섭에서 노조가 이미
발제를 하고, 요구안을 사측에게 전달했으니 사측도 요구안에 대한
답변서를 노조에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 전달하지 않으면 요구안 심의
거부로 간주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사측은 답변서 전달을
거부했다.
노조 요구안에 대한 사측 답변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확인할 길
없으나 중요한 것은 사측이 공식적으로 요구안 심의를 거부한데 있다.
2007년 교섭 파행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지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4> 직권중재 의존한 교섭 전술! 올해 안 통할 것
이날 노조는 사측에게 “사용자측이 직권중재에 의존하여 파업 임박해서
교섭을 벌여야 유리하다는 생각에 불성실교섭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올해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경고했다. 노조는 “올해 부산
지하철 파업에서 드러났듯 직권중제 제도가 유명무실해졌고, 올해
산별파업은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다양하고 위력적으로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사측의 불성실한 교섭에 일침을 놓았다.
그리고 교섭 마지막에 사측에게 실질적인 교섭이 되기 위해 사립대병원
1인 대표 선출과 산별교섭단 병원장급으로 고정해서 참여, 사측 입장
서면 제출 등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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