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시무시한 공포에 더위가 싹 달아나길 원하는 분은
절대로...
보지 마시라.
전설의 고향 이후 공포영화는 본 적이 없고, 텔레비 공포물도 이제 눈
좀 바로 뜨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나에게,
공포영화를 돈내고 본다는 건 상상도 못할일.
그러나 자기가 만든 틀도 깨라고 있는 법, 간이 대빵 큰 칭구 째려보며
4인용 식탁 영화표를 끊었다.
영화가 주는 메세지 "사람은 감당할 만큼의 진실만을 믿는다"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자신의 과거, 잊고, 잊으려 애쓰며 지내던 자신의
모습들이 진실과 맞닿는 순간, 이제껏 자기를 버텨오던 모든게
허물어진다.
세밀하게 만든 영화지만(가령, 4인용 식탁에서 4개의 조명을 비춘다.
예전에는 밥을 먹는 용도로 쓰인 식탁이지만, 이제 가족들이 서로
마주보며 모일 수 있는 공간은 식탁뿐이다. 그래서 식탁에 앉은 가족,
하나하나가 주인공처럼 느껴질 수 있는 조명장치), 스펙타클한 공포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스릴 보다는 찬찬히 자신의 과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보고 궁시렁궁시렁 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는 너무 공포스럽지
않아서 좋았고, 나, 가족, 진실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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