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기념사업에 조합원을 초대합니다.
노동조합		DATE 2007-12-12 10:35:53  HIT 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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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부터 갑작스레 추워지는가 싶더니 어제 저녁엔 진눈깨비 섞인 첫눈이 내렸습니다. 새벽 출근길, 입에선 하얗게 입김이 나오고 저마다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목을 옷 속 깊이 파묻는 게 이제는 본격적인 겨울이다 싶습니다. 추운 날씨에 모두 감기 조심하시라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노동조합이 벌써 20년을 맞았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리 오래전도 아닌 것 같은데 벌써 강산이 두 번 바뀌었다니요! 사실, 20년이 뭐 그리 대수냐고 처음엔 생각했습니다. 바쁜 산별 일정에 몸이 열 개라도 감당하기 어렵겠다고 때로는 한숨을 내쉬기도 하면서 그래도 옛날엔 지금만큼 힘들진 않았을 거라고, 누구나 인정하는 시대적 분위기가 있지 않았겠냐고 생각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2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옛날 사진첩과 먼지 쌓인 자료들을 넘기다보니 저절로 옷매무새를 고치게 됩니다. 군부독재 종식! 민주노조 건설! 87년 구로공단에서 옥포의 조선소까지 들불처럼 번지던 민주노조의 함성소리에 또 하나의 함성을 보태며 일터의 주인, 나라의 주인으로 당당히 서고자 했던 선배님들! 술 취한 의사가 간호사를 폭행한 데 대해 분개해 구로병원에서부터 신도림역까지 시가행진을 벌였던 선배 간호사들! 임시직의 처우개선과 정규직화 요구를 안고 빈 식용유 통을 두드리며 차가운 식당 바닥에서 8일간 노숙농성을 하셨던 영양팀 어머님들!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분노하여 장엄한 로비대첩을 벌여내었던 수백 명의 선배님들! 또, 고대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천막에 스스로 감동하였던 2004년의 주 5일제 투쟁! 결혼하면 퇴직해야 했던 결혼퇴직제, 열악한 임금수준, 직종 간의 차별, 부당한 인사와 노조탄압……. 이런 것들이 저절로 은혜를 베풀어 개선된 것이 아님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그렇게 20년의 역사는 우리들의 땀과 눈물로 쓴 투쟁의 역사였고 우리 것을 하나씩 하나씩 되찾아오는 승리의 역사였습니다. 11월 23일. 노동조합의 20년 역사를 기념하는 행사를 합니다. 이 자리는 온갖 탄압을 뚫고 땀와 눈물로 노동조합을 지켜온 선배들께 감사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는 노동조합 20년의 역사를 이어받아 후배들이 우듬지기 지켜나갈 것을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직종별, 선후배로 분열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나임을 느끼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87년 역동의 시기 무수히 많은 노동조합이 만들어졌으나 또한 수많은 노조가 엄청난 탄압에 굴복하고 사라졌을 때, 노동조합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재건총회를 진행했던 벅찬 감동의 장소 ‘구로병원 대강당’으로 당신을 모십니다. 노동조합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를 당당히 새기며 모두 함께 축하합시다!! 자랑스런 여러분을 그 자라의 주인공으로 모십니다! 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지부장 김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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