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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속보 14호 - 건물은 대형병원, 근로조건은 중소병원 (시리즈 4. 기본권)

by 관리자 posted Jul 0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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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은 대형병원

근로조건 중소병원!


- 늘어난 업무량! 인력은 그대로
-
밥도 못 먹고, 휴게시간도 없고, 연차 반납하고, 생리휴가는 그림의 떡!


1970년 11월 13일 전태일 열사의 외침과 분신이 무색할 정도로 2008년 고대의료원의 노동조건은 열악하다. 한마디로 근로기준법도 준수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교대 간호사와 중환자실 업무원은 밥도 못 먹고 일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단적으로 구로병원 A간호사의 경우 근무일수 20일 중에서 4월 8식, 5월 7식, 6월 8식의 식사만을 하였다. 비단 이 간호사 뿐이랴!! 심지어는 화장실을 못가기 때문에 목말라도 물을 마시지 않는다. 생리대는 2~3개씩 미리 덧대고 일한다. 노동조합이 교대제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이 고대의료원의 이러한 현실을 들었을 때 한 마디 했다.

“1960년대 같아요. 요즘에 그런 병원이 어디있어요?"



법적으로 연차는 노동자가 쓰고 싶을 때 쓰도록 되어 있다. 다만, 주40시간제로 바뀌면서 연차 사용기간(1년)이 끝나기 3개월 전에 사용자는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고 연차사용을 독려하도록 되어 있다. 독려하고 휴가시기를 지정,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되는 것이다.

고대의료원의 연차는 100% 사용이다!! 그 이면에는

- 행정직, 의료기술직 부서의 ‘연차 반납’ 있다.

- 3교대 간호부의‘원치 않을 때 일방적으로 배치’가 있다. 어떤 병동은 모든 사람이 4개월만에 연차를 벌써 60~70% 강제 사용하였다.

- 외래 간호부파트는 연차도 아닌 ‘반차’ 라도 쓰는 것이 감지덕지한 상황이다

- 아플 때는 연차 100% 소진을 위해 병가나 공가가 아니라 ‘연차 사용을 적극 장려’한다.

또한, 생리휴가는 꿈도 못 꾼다. 특히 원무팀, 의료기술직은 생휴를 사용할 엄두도 못 내고 다른 부서는 신청해봤자 안 나온다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다.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자존감 시리즈 3호에서 인력이 타 병원에 비해 부족하다고 했는데, ‘연차 휴가는 100%’사용이란다. 가뜩이나 없는 인력에 휴가 다 주면, 그 업무량은 누가!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의료원은 알고 있을까? 손해를 보면서도 연차를 반납할 수 밖에 없는 상황 - 인력이 부족해서 내가 연차를 다 쓰면 다른 사람이 엄청난 업무량에 따른 노동강도 강화에 시달리고 연장근무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임을 의료원은 알아야 한다!!




안전요원, 보호요원, 병동 업무원은 아예 휴게시간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의료원은 ‘일이 없을 때 쉬는 것 아니냐’고 답한다. ‘휴게시간’의 개념은 누적된 피로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있는 것이다. 즉 일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것이다. 휴게시간은 사용자 지휘․종속 하에 있지 않고 ‘자유롭게 쉴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

그리고 일이 없을 때가 없다! 그러니 밥을 먹다가 말고 호출기 소리에 뛰쳐나가는 일이 생기는 것 아닌가.



3개병원 영양팀은 아직도 주 6일제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그나마 인력이 부족하여 누군가는 하루 12시간 근무(오전 6시 출근 오후 7시 30분 퇴근)도 고정적으로 한다.

 한 달에 토요일과 일요일 개수가 정해졌음에도(대체로 9개임) 불구하고 3교대 간호부의 off(비번)은 제멋대로이다. 심지어 어떤 부서는 휴가 100% 장려를 위해서 한 달에 5~6개의 off를 사용한다. 이는 통상근무로 치면 당연히 쉬어야 할 토요일 일요일에 연차를 배정하는 것과 같다.

산별합의를 통해 토요일 외래를 점차 줄여가기로 했음에도 다시 새로이 여는 과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여전히 토요일 근무는 지속되고 있다. 토요 외래를 하고 있는 모든 부서는 주 5일제가 요원하다.



고대의료원에서 밥이라도 먹는 부서는 ‘좋은 부서, 편한 부서’라는 현실을 어디 가서 얘기한다고 생각해보자. 누가 믿겠는가? 아니면, ‘고대의료원’이라는 중소병원이 있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고대의료원이 밥도 못 먹고 일하고 생리휴가는 커녕 연차도 원할 때 쓰지 못하고 휴게시간도 사실상 보장 안 된다는 현실이 창피할 따름이다.

단 10분이던 20분이던, 근무장소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공간과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 단 5분이라도 다리 뻗고 쉴 수 있는 근무조건이 ‘친절교육’ 100시간보다 더 효과적임을 고대의료원은 깨닫길 바란다!!
노동조합은 분명히 밝힌다! 더 이상 이렇게는 일 못한다!
7월 8일 산별현장(지부)교섭부터 시작하여 고대의료원의 근로조건을 대형병원의 위상에 걸맞게 끌어올리기 위해서 노동조합은 모든 노력과 투쟁을 할 것이다.
 






산별요구안의 핵심 요구인 인력 충원!

심각한 병원 인력 문제에 대한 해법을 두고 대한병원협회와 보건의료노조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시간만 달리하면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여, 병원계 안팎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7월 8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병원 인력충원방안 모색 국회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보건의료노조는 부족한 병원 인력 현황 파악과 대안을 모색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8일 개최되는 토론회는, 1) 전체 노동시장 측면에서 바라보는 병원 인력 충원 방안과 노사정의 역할에 대한 발표(윤진호 교수), 2) 병원 인력 부족의 현황과 원인 문제점을 드러내는 설문조사 발표(임상혁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3) 부족한 병원 인력 확충을 위한 법 제도적 대안을 발표(김진현 교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이애주 (한나라당 국회의원), 전현희 (통합민주당 국회의원) 곽정숙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참석, 각 당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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