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합원 정권타도 외치며 분신…위독 (2008-05-25 22:30:57)

이씨 지인들, 경찰 분신사태 진실 조기은폐 시도 언론공작 의혹 제기 

△25일 오후6시경 전주 시민 이00씨가 정권타도, 미국광우병쇠고기수입반대를 외치며 분신했다. 전신3도 화상이고 중태다. 전주 예수병원. 사진=2MB탄핵연대

[대체] 전북 전주 공공서비스노조 평등지부에 올해 1월 개별조합원으로 가입해 활동해 온 이병렬 조합원(42)이 미국산 광우병위험 쇠고기수입 반대 전단지 배포 후 25일 오후 6시경 전주코아백화점앞 경찰이 보는 상황에서 '미국산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정권타도'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했다.

당시, 주변 상인이 이 조합원 몸에 붙은 불을 소화했고 이후 전주 예수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고 26일 새벽 1시30분경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담당 간호사는 '생명이 아주 위험하다'고 말한다. 병원에는 이 조합원 친지를 비롯해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던 단체 관계자 등이 나와 비상대기 중이다.

한편, 이 조합원은 한 인터넷카페에 가입해 '녹두골청년'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해왔고, 지역카페 네티즌모임과 함께 미국산광우병쇠고기 수입 반대와 이명박 정부의 친기업 정책 등을 비판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이씨와 함께 전주에서 함께 활동해온 카페 지역홍보팀장 '포타포스'와 '베르제붑' 씨는 당시 정황에 대한 자세한 상황을 알렸다.

이들은 이씨가 분신에 이르게 된 배경과 함께 경찰이 신속하게 이씨를 정신병자인 것처럼 묘사해 언론이 보도하게 만든 부분에 대해 경찰이 이 사건을 조기에 은폐하기 위해 벌이는 언론공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이 밝힌 '분신전말'은 다음과 같다.

△분신한 이씨가 남긴 필적. 그의 집에서 발견된 흔적이다. 사진=2MB탄핵연대

◆분신 배경과 정황=5월25일 오후 6시 경 전후로 해서 분신기도가 있었다. 오후 6시경 전주코아백화점 앞 광장에서 이00씨는 ‘이명박 탄핵, 광우병쇠고기, 민영화 등등에 대한 현 정부의 전반적인 잘못된 정책들’에 대한 연설을 한 다음 전단지를 뿌리고 PT병에 든 휘발성 물질을 전신에 뿌리고 전단지에 불을 붙여 발밑에 놓고 분신을 시도했다. 인근 상인이 소화기로 불을 껏다.

오후 6시 6분,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출동하고 앰뷸런스도 현장으로 출동니다. 전주 예수병원에 도착한 건 오후 6시 20분경. 이00씨는 응급실로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다.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이00씨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가기 위해 옮겨졌다.

경찰이 사건현장 증거인멸을 시도한 흔적이 곳곳에 보였다. 이00씨가 시민들에게 나눠주던 전단지들을 싹 수거해갔다. 실제로 불 가까이 있어서 그을린 전단지는 없었고 분신 자욱(소화기를 뿌렸는데 불에 탄 부분 흔적이 남았어야 하는데)만이 선명히 남아있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한쪽으로 밀려난 전단지, 변압기에 꽂인 전단지 등을 찾아냈다. 현장에 남겨진 자국과 집에서 찾아낸 전단지 복사본들을 대조해봤다. 정확히 일치했다. 시민들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내용과도 일치했다.

전단지에 자필로 적혀있던 내용은 이렇다. “광주항쟁 28년, 미친소 MB타도 투쟁 1년, 5월 18일 03시 40분 이름 없는 전사가 투쟁으로 이제 망월묘역에 갔다. 오늘 난 다시 간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보수친미정권 명박을 규탄하기 위해, 아니 타도하고 끌어내어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 지금의 어영부영하는 단체들, 관계자들, 혁명의 정신으로 죽음도 함께 할 수 있는 구속도 싸움도 정당한 폭력해야한다. 꽃병, 쇠파이프, 총, 그래야 진정 열사 혼이다.”

△이씨 집 방벽에 붙어있는 한 신문기사. 사진=2MB탄핵연대

◆경찰 분신현장 증거인멸 시도와 언론플래이 의혹=현장에는 눈으로 세어 보기에 45명 정도의 관계자 분들이 나와 있었다. 경찰이 정확한 사실을 감추려 하고 있다.

녹두골형님은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장애 6급은 골절이나 신경손상만 입어도 판정이 나온다. 그런데 경찰 측은 이번 사건을 쉬쉬 하려고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했고 일부 언론들이 그 부분을 강조해 보도했다.

25일 오후 6시 5분에 첫 신고가 접수됐는데 경찰 행동을 보면 이럴 때는 정말 빠르다. 경찰은 현장에서 증거 자료를 모두 수거해갔다. 2mb탄핵연대 자원봉사단 십여 명은 사건 현장(코아백화점앞)에 가서 증거자료를 찾아보고 형님 댁에 직접 가서 증거자료를 찾는 일을 했다. 경찰이 언제 또 다 뒤져서 자료를 가져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일이 묻히지 않게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다. 진실이 절대 왜곡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온몸을 바쳐 MB정부에 고함을 지르신 형님 뜻을 전해야 한다.

정말 분하고 어이가 없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기 힘들다. 전주에서 처음 문화제를 시작한 5월 3일부터 형님은 늘 같이 참석했고 지난 일요일에는 같이 홍보 작업도 했다. 물론 이번 토요일에도 참석하셨다. 그런 분을 정신이상 취급하는 대한민국... 전주... 그리고 x같은 경찰들이 밉다. x같은 경찰들이 맞다. 이건 뭐 미꾸라지가 한 두마리도 아니고 전국 경찰들이 단체로 미쳤다. 마음이 아프다.

한 가지 사실은 분신은 꽤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온 일인 것 같다. 형님 집에서, 자기 활동에 대한 느낌, 생각과 함께 개탄스러운 상황에 대한 정리를 암시하는 글 등을 정리한 문서를 발견했다. 심지어 자기 명함(얼굴이 나와 있는)에 근조표시(장례식장에서 돌아가신 분 영정 양 귀퉁이에 치는 검정색 띠)를 해놓은 명함을 발견하는 등... 맘을 안타깝게 하는 물건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

노동과세계

기사에 덧붙임 [알림/5월26일] 정권타도, 미국광우병쇠고기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이병렬 씨가 민주노총 산하 공공서비스노조 평등지부에 가입한 조합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시점에 차이가 있어 첫 제목인 <전주 서민...>에서 <공공조합원...>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양해바랍니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