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들어오면 지역 병·의원 다 망한다"

경기도 대형병원 진출에 지역 의료계 우려 쏟아내

▲ 경기도의사회는 22일 의료기관 적정화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최근 종합병원들의 경기도 진출을 놓고 기존 경기도 내 의료기관들이 우려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2일 경기도의사회 주최로 열린 '경기도 의료기관 적정화 방안'토론회에 자리해 앞으로 종합병원들이 경기도에 대거 진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 말미에 마이크를 잡은 경기도병원회 백성길 회장은 "경기도 지역 내 의료기관 설립이 적정한지를 따져 볼 때는 인구대비 및 환자 유출입 현황만을 기준으로 해서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며 "여기에는 전문인력 수급에 대한 부분도 고려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간호등급제로 중소병원들은 심각한 간호사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경기도 내 종합병원들이 몰려온다면 간호인력이 이곳으로 이동해 결국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인력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게 백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경기도 한 개원의는 "답답한 마음에 나왔다"며 "특히 종합병원 2~3개가 설립되는 경기 남부지역의 경우 이전 계획을 세워야하나 고민에 빠진 개원의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종합병원들의 설립은 기존 경기도 지역에 있던 의료기관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지정토론에 나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금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정서상 종합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경기도의 경우 1차 의료기관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며 "입원환자 이외에도 외래환자가 개원가에서 종합병원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의료비는 물론 진료행태까지 통제하면서 왜 병원 증설만은 시장에 맡겨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학병원이 체인화되면 그 지역의 타 의료기관은 초토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중소병원협의회 정영진 부회장은 "경기도 내 의료기관 적정화 평가에는 의료기관 설립의 재검토가 이뤄져야한다"며 "기존 의료기관에는 피해가 없는지 만약 병원간 경쟁이 심화된다면 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정부는 특정지역 내 병상 과잉공급은 결국 건보재정 악화를 초래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며 경기도 지역 내 종합병원 진입 재검토를 재차 주장했다.

이지현기자 (jhlee@medigatenews.com) 기사등록수정 일시 : 2008-10-23 / 09:1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