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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하면 공멸한다… 경제지들 공연한 협박

by 관리자 posted May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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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하면 공멸한다… 경제지들 공연한 협박
[경제뉴스 톺아읽기] 존속가치 더 높은데 손해보고 청산할 수 있을까
2009년 05월 22일 (금) 08:58:57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2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쌍용차 노조는 이날 전원 퇴근한 뒤 22일 오후 1시까지 경기도 평택 공장에 집결 무기한 옥쇄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옥쇄 파업이란 공장 문을 걸어 잠그고 숙식을 해결하면서 하는 파업으로 노조가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다. 쌍용차 노조는 1인당 10kg의 쌀을 준비했다. 거의 석달 이상을 버틸 수 있는 분량이다.

오늘 22일에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1차 관계인 집회가 예정돼 있다. 이 회의에서 회생 결정을 받으면 쌍용차는 3개월에 걸쳐 경영 정상화 방안을 구체화 한 뒤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하게 된다. 쌍용차 경영진은 2646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계획 아래, 이미 지난 8일 2405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안을 노동부에 제출한 바 있다. 전체 직원 7130명의 37% 수준, 생산직 노동자 5천여명 가운데 거의 절반에 이르는 규모다.

   
  ▲ 매일경제 5월22일 15면.  
 
쌍용차 노조는 "경영진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리해고를 저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경영진은 "인력 감축과 신규 자금 차입 등이 안 되면 회생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면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직장 폐쇄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이어서 노사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리해고 대상이 아닌 것으로 직간접적으로 통보받은 조합원 일부는 파업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파업 참가자는 3천여명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희망퇴직 신청자가 1천명을 넘어섰지만 희망퇴직을 신청해도 위로금을 당장 지급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사실상 희망퇴직이 아니라 강제퇴직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노조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상당수 언론이 쌍용차의 경영 부실이 노조의 책임은 아니라는 전제 아래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부 보수성향 신문들과 경제지들은 노골적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노조가 파업을 하면 직장폐쇄와 최악의 경우 청산 절차를 밟게 될 수 있다는 경영진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쌍용차 옥쇄파업→사측 직장폐쇄→청산?"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파업이 이날 관계인 집회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인적 구조혁신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은 회사의 생존 및 회생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계획된 일정대로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쌍용차 보도자료를 인용했다.

   
  ▲ 한국경제 5월22일 15면.  
 
한국경제는 "공장 문 걸어 잠근 쌍용차 노조… 파국으로 치닫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사가 힘을 합쳐 생산성을 높이고 확대방안을 찾아도 회생이 불투명한 마당에 노조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이번 파업을 계기로 채권단이 청산 결정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주목할 대목은 지난 6일 삼일회계법인이 서울중앙지접 파산4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쌍용차를 청산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청산가치가 9386억 원 인 반면, 지속적 기업 활동이 계속될 경우 얻을 수 있는 계속기업가치는 1조3276억 원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자산이 2조1272억 원에 부채 1조6936억 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4336억 원 많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지난달 쌍용차 판매가 급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쌍용차 지난달 판매량은 3464대, 3월 대비 40.9%나 늘어난 규모다. 체어맨W와 체어맨H가 각각 39.8%와 59%씩 늘어나면서 내수 회복을 주도한 것을 비롯해 수출의 경우도 로디우스가 365.2%, 뉴카이런이 310.3% 늘어나는 등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일부 언론이 호들갑을 떠는 것과 달리 쌍용차는 여전히 청산보다 존속이 더 가치가 높고 설령 파업을 하더라도 오늘 관계인 집회에서 청산 쪽으로 결정 날 가능성은 거의 또는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문제는 누가 더 희생을 감수할 것이냔데 경제지들은 일방적으로 노조에 부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삼일회계법인 보고서에는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 등이 계획대로 실현되고 C200 신차 개발비용 등에 필요한 신규 자금 2500억 원이 원활하게 조달된다는 조건이 충족된다는 전제가 붙어 있지만 이 역시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이냐의 문제일 뿐 그 대상이 노동자들이 돼야 한다는 유일무이한 해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쌍용차 노조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부쩍 노동 유연화를 강조하면서 파견허용 업종을 제조업 전반으로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쌍용차를 그 모범사례로 만들려고 한다는 이야기다. 쌍용차 인력 구조조정의 핵심은 당장 인력이 남아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산이 회복되고 신차가 출시되면 그 부족한 인력의 상당 부분을 비정규직으로 다시 고용하게 될 것이라는 데 있다.

쌍용차 노조 이창근 기획부장은 "희망퇴직 후 분사에 지원하게 되면 짧으면 2년, 잘해봐야 4년 안에 자유롭게 해고되는 비정규직이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쌍용차 정리해고는 이명박 정부의 노동 유연화를 위한 생체 실험장이 되고 있다"면서 "만약 그 의도가 성공하면 쌍용차를 보고 배우라며 제조업 전반으로 노동 유연화를 무차별 확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초입력 : 2009-05-22 08:58:57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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