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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승무지부 오미선 지부장과 김영선 상황실장이 웃고 있다

KTX 승무지부 오미선 지부장과 김영선 상황실장이 웃고 있다ⓒ 민중의소리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6일 KTX 승무원 34명이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에 따라 2008년 12월 2일 ‘근로자지위인정 가처분신청’'에 이어 연속으로 KTX 승무원들이 철도공사를 이겼다.

‘KTX 승무원은 철도공사가 고용한 근로자’라는 승전보가 전해진 다음 날인 27일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오미선 지부장과 김영선 상황실장을 영등포에서 만났다.

이들은 “이길 것으로 확신했다”면서도 판결까지의 긴장과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반드시 KTX 승무원으로 복직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단식, 삭발, 고공농성, 쇠사슬농성, 점거시위...입사하고 2년 일하고 무려 5년을 싸웠다. 길고 험난했던 싸움 끝에 이들이 정규직으로 KTX를 다시 타게 될 지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축하한다. 승소 판결 후 예전 동료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겠다.

오미선(이하 오): 그렇다. 지금 34명이 먼저 소송을 건 상태고 119명이 또 소송 중이다. 그 분들에게 축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재판 걸고 싶다는 분들도 연락이 오고 있다.

-어제 철도공사가 항소 의사를 밝히자 철도노조에서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오: 농성투쟁 하는 내내 공사 책임자들이 “법으로 해결하자, 1심 결과 나오면 따르겠다”고 말해왔다. 공기업이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또 공사의 변호인단이 ‘김앤장’인데 엄청난 소송비용도 모두 국민 세금 아니냐?

-2심 승리도 확신하는가?

오: 1년 9개월 동안 1심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심리했다. 철도공사는 재판 내내 자기 주장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 무슨 자료를 더 내겠는가? 쌍방이 너무 자료를 많이 내서 판사가 그만 내라고 말할 정도였다. 2심 가도 우리가 이긴다.

-2004년 입사해서 처음 ‘처우에 문제가 있구나, 우리가 속았구나’ 느낄 때가 언제였는가?

오: 철도청에서 공사로 바뀌면서 정규직과의 급여와 처우의 격차가 더 커졌다. 철도공사 소속으로 바꿔준다고 했는데 계속 홍익회니 철도유통이니 하면서 처우는 점점 나빠졌다.

김영선(이하 김): 노조 만들기 전까지 보건휴가를 원하는 날짜에 쓸 수 없었다. 또 처음에는 당시 김세호 철도청장이 와서 격려하며 ‘한 가족’이라고 했는데 첫 해 급여가 제일 좋았고 계속 낮아졌다.

-5년 넘게 싸웠는데 그 사이 세상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다.

김: 전에는 언론을 다 믿었는데 지금은 뉴스 나오면 한 번 더 생각해본다. 쌍용 진압 현장을 보면서 충격이었다. ‘나라면 저렇게까지 투쟁하진 못 하겠구나’ 생각했다.

-처음에 이렇게 길고 힘들 줄 알았으면 투쟁을 시작했겠는가?

김: 안 했을 것이다. 처음엔 정말 몰랐다. 입사해서 2년 일하고 5년을 싸웠다.

-KTX 승무원 업무 언제까지 했나? 판결 확정되면 다시 KTX를 탈 것인가?

오, 김: 2006년 6월 25일까지 일했다. KTX 다시 꼭 탈 것이다.

-KTX 투쟁으로 철도노조와 조합원들도 많이 변하지 않았나? 어떻게 생각하는가?

오: 철도에 비정규직이 굉장히 많다. 그때는 조합원 가입도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 투쟁 이후 비정규직이 많이 조합에 가입했다. 정규직의 시선도 달라졌다. 철도청에서 공사로 바뀌고 구조조정이 고용불안으로 직결되면서 모두 자기 문제로 느끼더라.

김: 처음에 우리는 비정규직 의미도 몰랐다. 같은 일 하면서도 누구는 공사 소속이고 우리는 아니었다. 새로 오신 분들 중에는 우리를 ‘철도유통 직원’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같은 철도 해고자라도 정규직과 우리 처우가 달랐다. 그러나 철도노조는 다른 곳에 비해 비정규직 투쟁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정규직 노조 중 비정규직을 제일 먼저 받아들였다.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많이 달라지지 않았는가?

김: 거의 안 보는데 어제는 우리 기사의 댓글을 봤다. 예전엔 80%가 악플이었다. 이번에는 반 이상이 ‘고생 많다’는 격려였다. 촛불집회 이후 네티즌들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오: 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나도 이렇게 될 수 있구나 느껴야 가능하다. 투쟁하는 당사자보다 언론의 몫이 크다.

2008년 KTX 승무원지부의 철탑 고공농성 장면

2008년 KTX 승무원지부의 철탑 고공농성 장면ⓒ 매일노동뉴스


-장기간 투쟁으로 조합원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컸을 것 같다.

오: 어려웠다. 겨우 가처분 이겨서 작년부터 철도공사가 한 달에 180만원씩 지급했지만 본소송 지면 다시 토해내야 하는 돈이었다. 불안하고 쓰기도 어려웠다. 20대 후반을 투쟁에 올인하고 30대에 재취업하려니 다들 어렵다. 아르바이트 하는 사람도 많다.

-현대차 불법파견과 KTX 판결 승소로 희망을 갖는 분들이 많다. 누가 비정규직 투쟁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말해 주겠나?

오: 힘들다, 하지 말아라.(웃음) 버티고 못 버티고 한 끗 차이다. 나중엔 자존심 상하고 억울해서 진실을 밝힐 때까지 조금만 버티자며 이겨냈다.

김: 힘든 싸움이다. 싫어하는 말이지만 진짜 질긴 놈이 승리하더라. 선배들이 힘들더라도 끝까지 남으면 뭐 하나라도 얻어갈 것이라고 했는데 그때는 뜻을 몰랐다. 지금은 인생을 보는 눈이 전과는 좀 달라졌다.

<고희철 기자 khc@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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