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53.112.198) 조회 수 20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iframe marginwidth="0" marginheight="0" src="http://ad.yieldmanager.com/st?ad_type=iframe&ad_size=200x200&entity=178554&site_code=news&section_code=center_200x200" frameborder="0" width="200" scrolling="no" height="200"></iframe>
삼성그룹은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법 위에 서서 노동자의 단결권을 막았다. 보험 고객의 돈을 함부로 유용했다. 특정 작업장에서 불치병에 걸리는 노동자가 늘어났지만 침묵했다. 최근 한반도 북쪽에서 시도경영의 '3대 세습'을 하고자 불법, 편법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 모든 잘못의 중심에 이건희 회장 일가가 있다. 총수 일가와 그의 가신은 회사의 멱통을 움켜쥐고 공금을 마음대로 사용했다. 세습을 위해 사회 곳곳에 뿌린 돈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했고, 회사에 손실을 입혔으며, 그로 인해 주주수익률을 떨어뜨렸다. 삼성은 분명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지만,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산개해서 쏟아졌다. 하지만 울림은 작았다. 수십만 부 판매 부수주류 언론이 침묵한 탓이 컸다. 그러나 각개약진의 목소리는 총수 일가가 삼성그룹에 미친 손실을 추정하고, 정치·법조·행정 권력 등에 흩어진 돈을 추산했다. 또 삼성 노동자들의 피폐한 삶을 조명했으며, 심지어 삼성 불매 운동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 <굿바이 삼성 : 이건희, 그리고 죽은 정의의 사회와 작별하기>(김상봉 외 14인 지음, 꾸리에 펴냄). ⓒ꾸리에
그리고 이런 시도는 어느새 '삼성'을 통해서 한국 사회의 전반을 돌아보는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굿바이 삼성>(꾸리에 펴냄)은 이 목소리를 하나로 묶은 책이다. 김상봉, 홍윤기, 조국, 김용철, 우석훈 등의 지식인의 <프레시안> 기고한 글들이 빼곡히 수록됐다. 이 책에 실린 글 한편, 한편이 우리 시대 가장 '강자'에 대한 불온한 생각들이다.

돌아보면 이들의 주장도 반향은 없었다. 삼성 불매 운동은 '운동'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할 정도의 미풍으로 끝났다. 이를 둘러싼 토론도 불붙지 않았다. 삼성 내에서 이 회장 일가의 힘은 더욱 강해졌고, 권력 승계 작업도 다시금 가동될 것이다. 삼성전자도 탄탄한 실적을 내면서 한국의 무력 수지에 일조를 하고 있다.

대다수 사람의 반응도 여전하다. 그들은 이 회장 일가를 비판하는 이 책에 실린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적의를 품는다. 많은 20대는 지금도 삼성그룹에 들어가고자 뉴스에 귀를 닫고, 전공 서적을 뒤적인다. 정치권력, 사법 권력이 이 회장 일가의 잘못을 파헤치고자 들고 일어날 가능성도 없다.

그러기에 "이 책은 후대 사람에게 삼성으로 상징되는 욕망의 주술에 모두 다 걸려든 건 아니라는 증거물"이라는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의 설명마저 초라하게 느껴진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삼성으로 대표되는 자본 권력은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성역이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욱더 고착화될 것이다.

어쩌면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혔을지도 모른다. 이 공포의 근원은 삼성이 무너져 자신이 피해를 입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삼성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는 믿음이 깨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다. 삼성이 무너져도 변하는 건 없다는 사실, 이것이이야말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진실 아닐까?

삼성의 오늘을 비판하는 많은 사람은 "삼성이 싫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회장 일가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 이렇게 삼성 비판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 삼성이 미치는 순기능은 결코 적지 않은 현실에서, 많은 국민이 좋든 싫은 삼성 제품의 소비자인 현실에서 이들의 말은 논리적으로 맞다.

그러나 삼성의 비판자들이 이 말을 할 때마다, 이 말은 변명처럼 받아들여진다. 왜냐하면, 이런 설명에는 삼성을 상대로는 개인의 "좋다" "싫다" 이런 감정조차 마음대로 드러낼 수 없는 현재의 무기력한 상황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굿바이 삼성"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제목과 달리 우리 시대 초라한 자화상이다.
 
?

  1. 원직복직합니다.

    Date2010.06.04 By추카 Views2183
    Read More
  2. 원거리 발령 관련 법원 판결 기사

    Date2009.06.02 By참고인 Views1574
    Read More
  3. 워싱턴포스트> 부시의 애완견 유력후보 이명박

    Date2008.06.30 By마징가 Views1600
    Read More
  4. 웃자 웃어

    Date2009.02.01 By웃자 Views1612
    Read More
  5. 웃기는 자유!정의!진리!

    Date2008.09.17 By부끄러운놈 Views7103
    Read More
  6.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Date2015.05.26 By몰개 Views1649
    Read More
  7. 우리는 안티조중동안하나요?

    Date2008.06.02 By가막가치 Views1856
    Read More
  8.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Date2008.07.20 By사람인 Views1968
    Read More
  9. 우리나라 최초로 교대근무분야의 이론서인 '교대근무' 출간

    Date2016.01.17 By김진해 Views200
    Read More
  10. 우리가 모르는 사이 병원은..

    Date2010.10.11 By나그네 Views2592
    Read More
  11. 우리 시대 가장 슬픈 외침 "삼성 불매!"

    Date2010.10.30 By삼성공화국 Views2033
    Read More
  12. 용산철거민 희생자 부산시민 추모대회

    Date2009.02.01 By안티경찰 Views2107
    Read More
  13. 용산참사]2차 추모대회 큰 충돌 없이 마무리

    Date2009.02.01 By안티경찰 Views2060
    Read More
  14. 용산 참사 현장, KBS 촬영 기자의 고백

    Date2009.02.17 By한심 Views1486
    Read More
  15. 왠지 우리 병원얘기 같네요..

    Date2012.05.09 By고고짱 Views2330
    Read More
  16. 왜곡보도 이런

    Date2010.10.11 By김재원 Views2732
    Read More
  17. 왜곡된 민주주의

    Date2009.09.09 By2pm Views1550
    Read More
  18. 왜 이리 씁쓸할까요??

    Date2009.08.07 By고대직원 Views1790
    Read More
  19. 왜 신문 보면 5만 원을 주는 거예요?

    Date2010.04.02 By그건 Views1506
    Read More
  20. 올해는 제발...

    Date2010.08.15 By이름에 걸맞게 Views302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38 Next
/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