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09.08.04 22:43

쌍용차 망해도 좋다

(*.64.39.120) 조회 수 15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망해야 한다는 원칙은 일견 옳다. 쌍용자동차 사태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고등학생조차 “경쟁력 없는 회사에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 과연 나라 경제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따지는 것이 이미 우리 사회의 교양 수준이다.

정리해고 부담 전직원에 분산

회사 회생을 위해서는 ‘재무·인력 구조조정’이 시급한데도 노조가 ‘총고용 보장’ 원칙을 고수하며 구조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고집했다는 이유로 쌍용차 측은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그 말 속에 벌써 ‘구조조정’에 대한 경영진들의 오해가 깃들어 있다. 구조조정을 곧 정리해고와 등치시킨다. 노조가 주장하는 무급휴직, 유급·순환 휴직도 일종의 구조조정이다. 정리해고는 오히려 현행 노동법상 구조조정의 마지막 선택이어야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해고 회피 노력’의 취지가 바로 그것이다.

한동안 ‘뉴 패러다임’이라고 불리면서 각광을 받았던 유한킴벌리 같은 회사가 쌍용자동차 사태와 같은 국면을 맞았다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아무리 회사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해도, 한 명도 감원하지 않는다는 경영 방식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유한킴벌리의 ‘재무·인력 구조조정’은 주목할 만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차이를 내세우는 구차한 핑계에 대해서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 문국현씨는 정치를 하는 것보다 단세포적 한국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 그러한 경영 방식을 확신시키는 일을 좀더 오래 했더라면 사회에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쌍용자동차 사태의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에게 집중돼 있는 부담을 전체 직원들에게 골고루 분산시키는 것이다. 나머지 살아남은 직원들이 정리해고 대상자들에게 “나가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나누어 끌어안는 것이다. 조합원 1000여명을 해고함으로써 절약되는 인건비만큼 절약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회사는 그 이후 발생하는 노동비용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푸념하지만 “정리해고 외에 필요하면 무엇이든 다하겠다”는 노조가 그 책임을 마다할 리는 없다.

“강성노조가 존재하는 기업에 누가 투자하겠느냐?”는 관리인의 말이 어쩌면 쌍용차 사태가 풀리지 않는 이유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 정부와 기업은 강성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은 것이다. 그러한 해결이 앞으로 가져올 파장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유한킴벌리 구조조정이 모범

정부는 지금 물, 가스, 전기까지 끊긴 농성 노동자들에게 발암추정물질이 포함된 최루액을 뿌리며 공권력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해고 대상자들에게 씌워진 부담을 나머지 직원들이 골고루 나눌 수 있도록 설득하는 일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공적자금과 국유화 타당성에 대한 논쟁은 그 한참 너머의 이야기이다.

이름도 모른 채 ‘쌍용차 밥 담당’이라고 전화기에 저장해 놓은 번호로 오랜만에 전화를 해보았다. “지금 전투 중이라 차분하게 생각할 수가 없어요”라고 입을 연 그는 “복잡하고 어려운 건 잘 모르고요. 그냥 일을 하고 싶은 거예요. 우리는 일을 하고 싶은 것뿐이라고요”라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곧 헬기의 소음에 묻혔고, 나는 차마 다시 전화를 하지 못했다.

<하종강 | 한울노동문제 연구소장>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8 인터넷 의학 용어사전 검색 jang 2009.01.21 1540
247 삼성에 다니는 사람 부러워 하지말지어다. 칼라tv 2010.05.09 1539
246 [안습] 민중 역사가-하워드 진을 추모하며..ㅠ ㅠ 몌야 2010.01.29 1539
245 대박 와 봐 2009.02.01 1538
244 [퍼온글]진실-사망설??? 노안부장 2008.06.10 1536
243 첫 임금단체협약 체결…본격적인 노조활동 열려 추카 2009.08.21 1531
242 카툰- 보훈병원 특별한 어떤것 관리자 2009.08.07 1530
241 이십사절기의 이름 1 24절기 2009.01.21 1530
240 전교조 하루에 3억씩 번다. 민중의소리 2010.04.30 1529
239 의료민영화 반대 투쟁 2라운드를 예고하다 님하 2009.03.20 1528
238 "맑시즘2009" 대박기원!! 몌야 2009.07.21 1525
237 "중소병원 간호사 인력난, 노동의 질 문제" 인력문제 2008.11.06 1525
236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 노회찬 2009.08.06 1518
» 쌍용차 망해도 좋다 그러나 2009.08.04 1518
234 1%정권에 맞서 99% 국민 희망만들기 교육부장 2008.10.17 1516
233 뜻깊은 기축년 미영 2009.01.08 1515
232 신제품-2MB usb 마징가 2008.06.24 1513
231 정부 고시와 한미 추가협상에 대한 평가 전문가 기자회견문보건의료단체연합] 관리자 2008.06.27 1512
230 대학생들이 뿔났다 solidarity 2009.04.12 1511
229 의료서비스산업 선진화, 무엇이 필요한가? 토론회 관리자 2009.03.10 1509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38 Next
/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