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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임 무효확인청구 소송 승소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윤수(74)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유인촌 장관이 나를 쫓아내려고 여러 사람이 모인 기관장 회의 때 반말로 지시를 하면서 모욕을 주기도 했다”며 “(재임시절) 막말과 삿대질, 회유와 압력 때문에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김 전 관장은 13일 ‘현대미술관장 해임 무효확인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뒤 <한겨레> 기자와 만나 관장 시절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등의 퇴임 압력과 퇴임 과정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전 관장은 유 장관의 퇴임 압력과 관련해 “첫 기자회견부터 ‘지난 정권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내 이름을 콕 찍어서 말하더라”며 “내 발로 걸어나가게 하려고 유 장관이 일부러 모욕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유 장관은 2008년 3월 한 초청강연에서 “30여 개의 산하기관장 중 철학·이념·개성이 분명한 사람들은 본인들이 알아서 물러날 것”이라며 김윤수 전 현대미술관장 등을 겨냥해 자진사퇴를 종용했었다.


김 전 관장은 관장 자리에서 몰아내려고 문광부 쪽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압박과 회유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광부 관계자들로부터 “‘이렇게 하면 재미없다’,‘김 관장에 대해 다 조사할 수 있다’ 등의 말을 들었다”며 “나를 몰아내는 데에 기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문광부 인사에서 불이익을 겪었다”고 전했다.


김 전 관장은 또 “‘퇴임식을 멋지게 해주겠다’거나 ‘퇴임 뒤 큰 프로젝트를 맡기거나 훈장을 주겠다’는 회유에도 시달렸다”고 말했다.


김 전 관장은 퇴임 압력에도 불구하고 사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현대미술관을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곳으로 만들어 정권이 바뀌어도 임기를 다 채우고 퇴임하는 선례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2003년 현대 미술관장 취임사에서 “민중 미술계의 대표로서 일하지 않고 한국 미술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좌파 문화 인사 찍어내기’를 단행한 유인촌 장관에게 유감을 표했다.


김 전 관장은 2003년 9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채용계약을 맺었는데 문화부는 임기 만료(2009년 9월)를 1년여 앞둔 2008년 11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문화부는 당시 김 전 관장이 마르셀 뒤샹의 작품인 <여행용 가방>을 사들이면서 계약 체결 전 결정 사실을 중개사에 알리고 관세청에 신고하지 않는 등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음은 김윤수 전 현대미술관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해임무효 판결을 받았다. 지금 소감이 어떤가.


=내가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퇴출당한 지 꼭 1년 반 만에 해임 무효 판결을 받았다. 참 힘들었다. 스트레스가 심해 바깥에 잘 나가지도 못하고 친구도 못 만났다. 끙끙 앓았던 1년 6개월이었다. 이번 재판이 끝나니 ‘아. 이제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던 기간은 어땠나?

=이명박 정부에서 일했던 8개월을 잊을 수 없다. (퇴임) 압력과 회유, 협박에 시달렸다. 때론 공개적인 수모도 겪었다. 이런 수모를 견뎌가며 버텼는데 강제로 퇴출당했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 유인촌 장관은 그의 첫 기자회견에서 ‘지난 정권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물러나는 게 순리’라고 했다. 내 이름을 콕 찍어서 말했다. 내가 나가지 않으면 재임 때 했던 일을 낱낱이 조사해 밝히겠다고 했는데 내가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것처럼 말하는 게 수치스러웠다.


-재임시절 어떤 압력을 받았나

=8개월 내내 사퇴압력을 받았다. 문광부 관계자들을 시켜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날 협박했다. ‘이렇게 하면 재미없다.’,‘김 관장 다 조사할 수 있다’며 날 압박했다. 문광부 소속의 국장들, 감사관들을 동원해 날 몰아내려고 경쟁을 시킨 것 같다. 내 흠을 찾기 위해 그 사람들이 미술관 전체를 다 뒤지게 했다. 말을 듣지 않는 (나를 교체하는 데 소홀한) 국장들은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나도 괴로웠지만 그분들도 괴로워했다.


-퇴임을 전제로 회유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들었다.

=문광부 담당 국장들이 날 찾아와 퇴임하면 ‘아주 멋지게 퇴임식을 해주겠다’거나 ‘내가 나가 준다면 거대한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정부 훈장을 준다’고 하며 꾀었다. 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유인촌 장관에게 모욕도 많이 당했다고 하던데….

=각 기관장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공개적인 모욕을 많이 당했다. 함께 참여했던 기관장들도 뒤에서 수군거릴 정도였다. 그는 내게 반말도 서슴지 않았다. 문광부가 현대미술관과 관련한 사업을 논의할 때 나를 뺀 채 미술관 직원들을 따로 불러 회의하는 등 날 모욕하기도 했다.


-유 장관에게 섭섭한 게 많을 것 같다.

=대화와 소통이란 것이 없었다. 난 그게 서운하다. 날 불러서 ‘김 관장님. 이건 이래서 안 좋은 것 같은데 고쳐보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를 한다든지 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다. 그의 제안을 내가 도저히 못 받아들인다면 좋게 헤어질 수도 있었다. 나라고 부득불 못 나간다고 버텼겠나. 그런데 이런 과정은 전혀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날 찍어 모욕을 줬잖나. 그런 다음 문광부 인사들 동원해 날 협박하는 이런 부분에 화가 났다.


-김 전 관장의 해임과정에도 문제가 많았지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의장 경력을 가진 김 전 관장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이를 어떻게 보나.

=나는 민중 미술이 유행하던 80년대 이전부터 미술계 전반에 걸쳐 권위를 인정받은 사람이었다. 물론, 내가 민중 미술을 대표하는 사람인 것은 사실이지만 민중 미술계를 대표해 현대미술관장직을 수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취임사에서도 ‘민중 미술계 대표로 파견된 사람이 아니다.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하고 실제로 그렇게 일했다. 되레 민중 미술계 사람들은 역차별 당했다고 내게 불만이 많았다.


-마르셀 뒤샹의 작품 <여행용 가방>을 둘러싼 논란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미술관장 마음대로 작품을 살 수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체심의위원회에서의 결정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다. 1차 심의위원회에서 구입을 결정한 뒤 중개사에 조건을 붙여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미술품의 진위 확인과 가격협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내가 그들에게서 뒷돈을 받고 미술품을 구입하기로 약속해준 것처럼 만들어간 것인데 누명을 씌운 것이다. 편지 내용만 보면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다. 2심 재판부는 이 점을 잘 이해한 것이다.


-정부의 현대미술관장 인사 원칙은 어떻게 마련되는 것이 옳다고 보나.

=미술관장을 해보니 미술관장은 자주 바뀌어선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미슬관장은 임기나 채우는 사무관장이 아니다. 최소 5~6년 임기를 보장해 미술관장의 뜻이 잘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김대중 정부 때 김 전 대통령은 ‘문화에 지원은 하되 간섭하면 안된다’고 늘 말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게 옳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미술관장을 바꾼다는 것은 외국에선 비웃음당할 일이다.


-앞으로 어떻게 활동할 생각인가

=일단 문광부가 대법원에 항소할 것인지 지켜보겠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도 당분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책도 읽고 신문도 신나게 보고 싶다. 그간 못 나갔던 집회에도 나가서 얼굴을 내밀고 싶다.


[출처]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작성자 남쪽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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