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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이대 목동병원 로비에서 이화의료원 노조의 파업이 벌어졌다. 노조는 임금인상, 보육수당 지급 등과 함께 ‘간호사 인력 충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밤샘근무에 시달리는 대표적인 직업 중 하나가 간호사다. 간호사들은 ‘나이트’라 불리는 밤샘근무 때문에 다양한 직업병을 앓고 있다. 이를 견디지 못하고 이직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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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사가 밤샘근무 폐지에 합의한 이후 대기업 제조업체에서는 밤샘근무 폐지에 대한 논의가 촉발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24시간 동안 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 화학섬유업종, 철도, 환경미화원, 보안업무, 보건의료 종사자 등 특수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밤샘근무 폐지를 주장하지 못한다. 대신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도록 “인원을 늘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화의료원 노조원 최민숙씨(가명·30)는 2005년부터 이대 목동병원 간호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나이트 근무가 많을 때는 한 달에 8~9개나 됐다. 한 달 중 생리휴가를 포함해 9일 정도가 휴일이다. 21~22일 정도 일하는 셈인데, 나이트 근무가 8~9개가 잡혔다면 일하는 날의 반이 밤샘근무인 셈이다. 간호사의 나이트 근무는 불규칙적이다. 언제 나이트 근무가 생길지 모른다. 밤샘근무에 몸을 적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씨가 병원에서 일하면서 얻은 것은 불면증과 수면장애,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이다. 

나이트 때문에 유산을 한 동료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됐다. “병원에서 일하지만, 내 몸 돌볼 시간이 없어서 병을 달고 산다”고 하소연하는 최씨는 얼마 전 결혼했지만, 밤샘근무를 생각하면 임신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최씨는 “미혼일 때도 내 몸 챙기기가 힘들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까 앞이 캄캄해졌다”면서 “일의 특성상 밤샘근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인력 충원으로 밤샘근무 때 쉴 시간이라도 보장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밤샘근무 필수인 업종 휴식시간 보장을
밤샘근무가 노동자의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는 계속 나오고 있다. 2011년 7월 금속노조는 ‘심야노동, 이제는 없애자’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통해 서울대 경제연구소, 한국노동연구원 등의 조사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밤샘근무를 하는 이들은 수면장애, 만성피로, 위장관련 질환, 불면증과 두통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독일 수면학회는 야간 교대근무자의 80%가 수면장애를 겪고, 평균수명도 13년이나 짧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밤샘근무 때 산업재해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재해발생률도 아침 근무에 비해 오후 근무가 18.3% 증가했고, 밤 근무는 30.4%나 높다고 밝혔다.

밤샘근무를 하는 여성의 경우 임신에도 큰 위험이 따른다. 여성이 밤샘근무를 하게 되면 자연유산,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을 경험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간호사처럼 불규칙하게 교대근무를 하는 여성노동자의 경우 주간근무나 고정적 저녁 야간근무자보다 유산율이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온다. 밤샘근무를 하는 이들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가족간에 소통도 하지 못하고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밤샘근무 때문에 가정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한양대 경영대학 이상민 부교수는 “근로시간이 길어지거나 밤샘근무가 늘어나면 근로자들의 피로는 증가하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잃게 되기 쉽다”면서 “근로시간이 짧아지거나 근로시간에 관한 근로자들의 선택 권한이 늘어나면 노동생활과 일상생활이 조화를 이루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에 밤샘근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사실은 고용노동부의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노동부는 10인 이상의 회사법인 기업체 3414곳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실태를 조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밤샘근무가 필수인 2조2교대제가 63.5%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고, 3조3교대는 12.8%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전체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43.7%의 기업이 교대제를 활용했는데, 이 중 밤샘근무(24시~06시)를 포함하는 2조2교대제가 90.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용노동부 박종길 근로개선정책관은 “병원·전기 등 공익적인 필요성이나 철강·석유정제 등의 분야처럼 기술적으로 불가피한 업체가 아님에도 주야 2교대가 빈번했다”고 지적했다.


밤샘 여성근로자는 임신출산에 악영향
이런 비판 때문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교대제 근무환경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유한킴벌리와 포스코다. 유한킴벌리는 1998년 3조3교대(8시간씩 근무)에서 4조2교대로 바꿨다. 하루에 2개조가 12시간씩 근무하고 나머지 2개조는 휴식을 취하는 방식이다. 뒤를 이어 2011년 4월 포스코가 4조3교대에서 4조2교대 근무제를 본격 실시했다. 4조3교대의 경우 5일 일하고 2일 쉬었는데, 4조2교대제는 4일 일하고 3일 쉬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4조2교대를 시범실시할 때부터 직원들의 만족감이 높았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니까 자기계발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생겼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많아졌다”면서 “출근 일수가 적어지니까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포스코의 변화에 대해 많은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견학을 오기도 했다. 하지만 포스코 이후 4조2교대제를 도입했다는 대기업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금속노조 이정희 정책실장은 “장시간 노동을 없애려면 교대제를 개선해야 한다. 현대차 노사가 2005년 주간연속 2교대에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시행시기를 정하지 못한 이유는 임금과 노동강도 문제 때문”이라며 “사측이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낮춘다면 노조에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인력 충원을 꺼리기 때문에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밤샘근무가 꼭 필요한 업종의 경우에도 노동자에게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장시간 노동과 노동자의 건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철강, 화학, 병원 등 연속 생산이 필요한 산업의 경우 심야노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철도나 지하철, 경찰 등 공익적 기능의 심야노동인 경우 안전과 건강을 고려한 교대제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제조업처럼 생산성 증대를 위해 밤샘근무를 하는 것은 없애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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