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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려대학교가 심심치 않게 '문제 집단'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 학교를 나온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 요직, 공기업, 언론사 등에 고려대학교 동문을 중용해 논란이 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천신일 교우회장이 '박연차 리스트'의 핵심 인물로 등장한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끊이지 않는 논란의 중심에는 고려대학교가 보이는 상업화, 권력화를 향한 비상식적인 행보가 있다. 예전에는 고려대학교 출신인들이 지나친 연고주의, 학벌주의를 보여 '고대 마피아'라는 비판을 받았다면 이제는 고려대학교라는 자체가 하나의 권력집단이자 이익집단으로서 '고대=마피아'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기수 총장의 "네버엔딩 김연아 마케팅" 선언

▲ 김연아 선수를 등장시켜 "고려대학교가 세계의 리더를 낳았다"고 주장해 여론의 비판을 받은 선전물. ⓒ고려대학교
그중 최근 논란이 된 것은 '김연아 마케팅'이다. 지난 3월 김연아 선수가 세계피겨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자 다음날 일간지에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 세계의 리더를 낳았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선전물을 실어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던 고려대학교는 6일 이기수 총장이 "(김연아 선수의 우승은) 고대 정신을 주입시킨 결과"라고 주장해 또다시 불씨를 키웠다.

김연아 선수의 노력을 "고교 3학년때 교사가 시켜서 하는 것"으로 폄훼하고 그 성과만 "고대 정신을 팍팍 집어넣은 것"으로 설명하는 이기수 총장의 발언은 스스로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 총장의 말도 안되는 주장에 담긴 '진의'는 "아무리 비난 여론이 거세더라도 고려대학교는 '김연아 마케팅'을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김연아 마케팅을 정점으로 맹렬하게 치닫고 있는 '고려대 상업주의'를 굳이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의 상업주의는 이날 이 총장의 "기여입학제 필요" 발언에서도 또다시 증명됐다. 이 총장은 이날 "건물을 세우거나 학교 발전에 공헌한 집안의 자녀가 수학능력이 입증될 경우 입학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기여입학제 도입을 주장했다. '촌동네 안암동'의 고려대학교 캠퍼스를 '관광 코스'에 넣게 한 주역인 'LG-포스코 경영관'에는 이미 '이명박 라운지', '이학수 강의실'이 있다. 기여입학제가 겨냥하는 '공헌 집안 자녀'가 어떤 그룹을 염두에 둔 것인지 뻔히 보인다.

'고교 서열화 교육'에 앞장서는 고려대

더 큰 문제는 고려대학교가 '기여입학제'를 주장하기 전에도 고교 평준화 정책을 뒤흔들고 사실상 '서열화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고대는 이미 지난해 수시전형에서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을 우대하는 등 고교 등급제를 적용했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을 일으켰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고려대학교의 논술시험은 사실상 본고사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한국 교육의 '마지노선'이라할 3불 정책을 고려대가 앞장서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더 걱정되는 것은 이러한 일련의 행태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도 눈 하나 꿈쩍 않는 고려대학교의 태도다. 2006년 출교 조치를 당했다가 2년 만에 법원의 판결을 통해 복학한 학생 7명에 '무기정학'이라는 징계를 내린 행태가 가장 대표적이다. 고려대는 "학생들의 잘못은 인정되나 교육받을 기회를 다시 한번 주는 것이 옳다"는 법원의 판단도 무시하고, 사회적 여론도, 가르치는 학생에 대한 도리와 예의도 무시한 그야말로 '안하무인' 격인 결정을 내렸다.

학생들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여길 뿐 학생들의 인권이나 사제 간의 인륜 따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비단 이 7명의 학생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3월엔 고려대학교에 다니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중퇴한 정모 씨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생들과 시민·사회단체는 등록금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고려대는 요지부동이다. 고려대는 가장 높은 수준의 등록금을 자랑하고, 또 한편으로는 다른 사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견인하며 '상아탑을 우골탑으로, 우골탑을 자살탑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고려대학교 내부의 분위기는 어떨까. 일부 학생들 외에 안타깝게도 이러한 '퇴행'을 막을 자정 의지는 없는 것 같다. 천신일 고대 교우회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에서도 교우회장에 재선됐고 최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교우회장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이미 언론에서 '천신일 의혹'이라는 이름이 지어질 정도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이어서인지 회장직에는 흔들림이 없다.

이명박 정부 따라하는 고려대학교, 고대정신은 무엇인가?

기자도 고려대학교 출신이다. 한때는 민주화에도 앞장섰다는 학교가 자랑스러웠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모교의 안하무인적인 행동이 더욱 잦아지는 것 같아 요즘엔 '부끄럽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다닌다. 물론 모교가 배출한 대통령이 실정을 거듭한다고 해서 출신 학교의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그러나 대통령의 '실정'을 학교가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법원의 판결도, 시민사회의 비판도, 학생의 죽음도 괘념치 않고 다만 권력화, 상업화를 향해 달려가는 고려대학교의 행동은 이명박 정부가 법치도, 촛불도, 시민의 죽음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반민주주의, 개발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과 쏙 빼닮았다. 어찌보면 고려대학교는 최고의 실세들과 유착한 대한민국 최고 권력 집단의 행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기수 총장이 김연아 선수에게 말했다는 "민족정신과 개척정신, 승리에 대한 확신의 '고대정신'"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지금의 고려대학교와 같은,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보이는 '고대 정신'으로 김연아 선수를 키우고 싶은 것인가? 아니, 고려대는 과연 김연아 선수를 '홍보용 모델' 외에 가르치고 보호해야할 '학생'으로 여기고 있기나 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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