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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난 한국인의 자존심 회복을 위한 양국 관계의 재정립 필요

[ 2008-06-30 01:58:14 ]

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박종률


가십(Gossip).

신문기사 가운데 '가벼운 읽을거리'를 뜻한다.흥미를 위해 때로는 유명 인사들에 대한 '험담'도 등장한다.기사의 가치 비중에서 본다면 그리 중요하지는 않은 셈이다.

그런데 지난 주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의 가십란에 이명박 대통령이 두 차례 등장했다.쇠고기 파문으로 '휘청거리는' 양국 관계 속에 부시 대통령의 7월초 한국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을 다루는 기사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말그대로 '험담'이라는 가십(Gossip)의 특성에 충실했다.신문은 李 대통령이 공식적인 부시의 애완견인 토니 블레어(영국의 전직 총리)를 대체할 '강력한 경쟁자'처럼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부시의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말이 '요청, 요구'이지 기사의 원문에는 '성가시게 요구하다'라는 의미의 'tout'가 사용됐다.기자이기 이전에 한국 사람으로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창피했다.

CBS 노컷뉴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관련 내용을 맨 처음 보도하면서 도저히 기사 제목에 까지 '부시의 애완견'이라는 말을 올릴 수는 없었다.그래서 기사 중간에 토니 블레어와 비교한 부분을 넣는 것으로 대신했다.

WP가 李 대통령을 직접 '그렇게' 지칭하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한국의 자존심 때문이었다.솔직히 노컷뉴스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기에 앞서 일부 언론도 WP의 관련기사를 전했지만 '애완견'과 관련된 부분은 보도하지 않았다.창피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반나절이 지나 한국에서 민주당 대변인이 관련 기사의 '애완견' 부분을 언급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창피함과 분노를 안겨주게 됐다.

WP는 또 한미 정상이 7월초 일본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쇠고기는 (회담)메뉴에 올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8월 베이징 올림픽때 부시의 한국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지난 일이지만 적어도 주미 한국대사관은 당시 워싱턴포스트에 강력한 유감과 항의를 전달했어야 옳았다.

그런가 하면 WP는 23일(현지시간)에는 '백악관은 요즘 李 대통령에게 감동하지 않고 있다'(White House is not thrilled with Lee these days)면서 쇠고기 사태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불쾌감을 그대로 전했다.

감동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을 방문하지 못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대목이다.부시의 답방이 한국의 이명박 정부에게는 시혜(施惠)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리고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백악관은 WP의 두 차례 가십 보도 이후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한국 방문이 무산됐음을 공식화했다.

물론 그같은 발표가 한국 정부와의 사전 접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형식을 통해 내용를 발표한 것도 외교적 무례함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유력언론이 한국의 대통령을 가십을 통해 '부시의 애완견'으로 비유하고, 이어 백악관은 외교적 무례까지 범하고 말았다.WP는 그같은 두차례의 가십 보도 이후 정작 부시의 답방이 취소됐다는 백악관의 발표내용은 아예 기사화하지도 않았다.

지난 4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맺었던 '한미관계 복원'의 정신은 상호간의 존중을 기초로 하고 있다.하지만 최근 쇠고기 사태와 관련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이라든가 부시의 답방을 둘러싼 부시 행정부와 미국 언론들의 행태는 또다시 '반미 감정'을 자극할 우려를 낳고 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7월초 일본에서 열리는 G8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단독 회동이후 8월이나 내년 1월 부시의 임기종료 이전에 추가로 양국 정상회담을 추진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레임덕에 빠져 미국 언론들로부터도 비아냥과 냉대를 받는 '잊혀진 인물' 부시 아닌가...

미국의 또 다른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쇠고기 차원을 넘어선 한국의 분노'(An Anger in Korea Over More Than Beef)라는 제하의 분석기사에서 '한국인들의 민족적 자존심이 촛불시위의 발로'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압도적인 국민 지지로 당선된 李 대통령이지만 '미국에 아첨하는 지도자'(a Korean leader kowtowing to the Americans)로 비춰지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쇠고기 사태의 여파속에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을 대폭 교체하고 내각 개편도 예고하고 있지만 정작 상처난 한국인의 자존심을 달래주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교황 베네딕토 16세,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의 미국 방문과 일정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미국 언론으로부터 관심밖으로 밀려났던 李 대통령이었다.

한미관계 복원에 대한 새로운 가치정립이 필요한 시점이고, 세계적 이슈가 된 북한의 냉각탑 폭파도 그저 바라만 보는 정부여서는 안된다.더 이상 미국 신문의 가십란에 나오는 한국의 대통령이 되지 않길 기대한다.

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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