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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네덜란드 사회협약 모델의 두 주체 중의 하나인 네덜란드 경영자연합(VNO-NCW)을 방문했다. 경영자연합은 이전에 별도의 사용자단체였던 산업연합(VNO)과 기독경영자연합(NCW)이 통합해 만들어진 단체로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사용자단체다. 한국으로 치면 '경영자총연합'(경총)에 해당한다.

 

경영자연합 외에 중소기업을 소속회원으로 하는 중소기업연합(MKB)이라는 사용자단체가 있다. 말하자면 사용자단체가 기업규모에 따라 경영자연합과 중소기업연합이라는 두 조직으로 구분된 셈이다.

 

"사회적 대화의 전통은 1950년대부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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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빌럼 반 덴 브락 경영자연합 수석 자문위원
ⓒ 조명신
경영자연합회

경영자연합은 정부부처와 의회가 있는 '행정수도' 헤이그(Den Haag) 중앙역 근처에 있다. 네덜란드는 노사 간 사회적 대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경영자연합과 중소기업연합 역시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경영자연합과 중소기업연합은 말리토런(Malietoren)이라는 빌딩에 같이 입주해 있다. 두 사용자단체는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동재단'과 '사회경제위원회'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경영자연합은 160개 업종조직을 포괄하고 있으며, 11만5000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경영자연합이 어떻게 노조와 사회적 대화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얀-빌럼 반 덴 브락(Jan-Willem van den Braak) 경영자연합 수석 자문위원을 만났다.

 

브락 위원은 네덜란드 사회협약의 역사가 경제위기에 처한 1982년 바세나르 협약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노사 간 사회적 대화 전통은 1950년대부터 있었다고 강조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 경제재건 과정에서 노사합의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노동재단과 사회경제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노사정이 함께 논의하고 합의해 가는 모습이 일반적이었다는 것이다.

 

"사회협약 전통은 먼 과거로 올라가는데, 1950년대 2차 대전이 끝났을 때 노동자와 사용자가 화합해 '경제를 다시 살리자'는 데 합의했다. 그래서 사용자·정부·노동자가 3자가 함께 모여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런 사회적 대화의 전통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이미 존재했다."

 

이후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는 지속적 경제성장과 젊은 세대들의 사회경제 개혁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고, 노동자의 경영참여 및 자유시장경제의 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합도 사회개혁을 강하게 요구하게 되었고, 노사 간 사회협약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기를 지나 1970년대 두 차례 석유위기를 경험하면서, 실업은 증가하고 재정 적자는 급격하게 늘어나자 노사 단체가 함께 만나 체결한 협약이 '바세나르협약'이다.

 

"1975년 이후 네덜란드 경제가 급격하게 하락했다. 궁극적인 재앙의 시대였다. 빚은 계속 늘었고 고용은 바닥을 쳤다, 노동조합이 사용자단체와 함께 만났다. 더 이상 이렇게 해서 안 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고 더 실용적으로 함께 일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 과정이 1980년대에 빨리 진척되었고 몇 개월 만에 결과가 도출되었다."

 

"사회경제 환경 바뀌어 사회협약 내용도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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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신
얀-빌렘 반 덴 브락

바세나르협약이 체결된 후 현재까지 실용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한 사회협약 정신이 되고 있다. 네덜란드 노사정은 사회협약을 통해 세 가지를 달성하고자 했다. 첫째, 기업 측에서는 다시 이윤 창출을 원했다. 노동자의 임금 인상 억제가 주요 수단이었다. 둘째는 노동자 측이 필요했던 일자리 창출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파트타임 노동 및 조기퇴직을 도입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셋째는 정부에게 요구되는 것으로,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책임 있는 예산결정을 요구했다. 정부는 재정동결을 감수하고 사회협약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런 것을 근간으로 해서 노사정이 같이 일할 수 있었다. 노사정 3자가 굉장히 오랫동안 2000년대까지 계속해서 일해 온 것이다. 1990년대에 경제 문제가 다시 있었을 때에도, 새로운 협약을 바세나르협약에 근거해서 관련된 협약들을 만들어냈다. 바세나르협약을 만들었던 루버스 총리가 연임하고 노총위원장이었던 빔 콕이 총리직을 이어받으면서, 계속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가능한 많은 일자리를 만들며 건강한 정부 재정을 유지하기 위한 근간을 계속 해왔다. 이 과정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브락 위원은 2000년대는 사회경제환경이 변화해 이에 따라 사회협약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21세기 이후 중국·싱가포르·인도·브라질 등 신흥국가들이 계속 발전해 국제경쟁이 심화되고 국내적으로는 고령화사회가 되었으며 젊은 세대들은 일을 많이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2000년대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싱가포르·인도·브라질과 같은 신흥국가들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네덜란드 노동시장 상황은 젊은 세대는 적고 고령자가 많아서, 적절한 사람을 적절한 일자리에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개인주의화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정치적 리더십을 잘 따르지도 않는다."

 

최근 들어 사회적 대화의 의제가 바뀌고 있다. 경영자연합은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연금 수령연령 상향과 해고절차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 의제 가운데 연금 문제는 노사 간에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해고문제는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커서 타결되지 않고 있다. 브락 위원은 현재까지 노사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의제에 대해서도 노사 모두가 살기 위해서 사회적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사회협약 정신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연금을 받는 나이가 65세인데, 2009년에 노동조합과 연금연령을 올리는 것 대해 토론했다. 이것은 꼭 필요하다. 다른 나라도 다 연금 나이가 올라가고 있다. 2025년에는 연금수령 연령을 66세로 상향조정하기로 합의했다. 해고에 대해 경영자연합에서는 해고를 더 쉽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07년과 2008년 노동조합과 논의했는데 합의에 실패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해서 대화할 것이다. 서로 대화를 하고 문제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함께 모여서 해법을 찾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아직도 노조는 아주 중요한 파트너... 계속 대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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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신
경영자연합회

경영자연합은 사회협약 진행과정에서 노조와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계속해서 토론하고 대화하는 방법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브락 위원은 여전히 노동조합은 경영자연합에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노사 논의 과정에 의견 차이도 존재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주제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합의하게 되기 때문에 네덜란드 사회적 대화 모델은 계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는 얘기다. 

 

"1990년대 이후부터 노사 간 대화가 점점 힘들어졌지만, 우리는 아직도 노조를 아주 중요한 파트너로 본다. 그런 이유로 사회경제위원회와 노동재단에서 대화를 많이 하고 있고, 정부와 노조 간 대화도 하고 있다. 노동조합과 중요한 주제에 대해 정부의 동의를 구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자주 협의하고 논의하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브락 위원은 네덜란드 노사가 바세나르협약을 통해 일자리 증가와 경제성장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낳은 것처럼, 새로운 시대에도 경영자연합은 노동조합과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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