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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금요일' 코스피 1700 붕괴 미국과 유럽 증시의 폭락에 따른 불안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코스피가 1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1년2개월만에 1,700선이 무너졌다. 이날 낙폭은 역대 5번째로 컸다. 9월 2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11포인트(5.73%) 내린 1,697.44로 장을 마쳤다. 9월 26일 오후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관계자가 관련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코스피

"왜 자꾸 오릅니까? 지금도 비싸다고 난린데 내리지는 못 할망정 날마다 오른다는 소리뿐이고, 참 장사 해먹기 점점 더 힘드네요."

지방에서 소매를 하고 있는 거래처 사장님의 하소연, 주문을 하는 품목 가격이 올랐다고 하자 짜증반, 하소연반으로 하는 소리다. 그래, 올라도 너무 오른다. 환율이 1200원대를 넘나들면서 환율의 직접 영향을 받는 수입제품의 가격 오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일하고 있는 컴퓨터 도매 시장은 환율의 직접 영향권 안에 있다. 컴퓨터 부품과 토너 등 소모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환율이 오르면 제품 가격은 덩달아 오른다. 특히 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CPU(중앙처리장치)는 전량 미국에서 수입하다 보니 9월 마지막 주에는 오전 오후 가격이 다를 정도로 가격 변동이 심했다.

이런 가격 인상은 도매시장에서 소매시장으로, 소매시장에서 소비자에게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오른 제품 가격에 소비자는 선뜻 구매하지 않는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매를 포기하거나 미루고, 올랐다는 불안 심리는 다시 소매시장을 거쳐 도매시장으로 전이된다. 시장의 마비. 환율이 폭등한 9월 마지막 한 주. 내가 일하고 도매 시장을 그야말로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은 마비된 시장이었다. 오죽했으면 안면 있는 상인들끼리 농담 삼아 건너는 인사가 "밥값 하셨습니까?"이겠는가?

지난 4일 환율이 1200원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오늘(6일) 국내에서 가장 큰 컴퓨터 생산업체인 S전자가 컴퓨터 및 소모품 가격을 인상했다. 노트북의 경우 출하가 기준으로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가 인상되었다. 국내 최대 컴퓨터 생산업체의 가격 인상은 다른 업체의 가격 인상을 불러올 것이 뻔하다. 마비된 시장에서의 가격 인상, 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불안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해외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서민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자본주의 최강이라는 미국이 휘청거리고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이라 불리는 어떤 나라도 이 금융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고 사는 세계화, 그 허울의 족쇄 때문에 '도미노 같은 위기의 파급'은 피해갈 수 없는 필연이라 할 수도 있겠다. 환율 폭등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고물가의 망령이 되어 가뜩이나 가벼워진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넘보고 있으니 유럽발 금융위기가 분명 남의 일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어디 환율의 영향을 받는 것이 비단 컴퓨터 같은 몇몇 품목뿐이겠는가? 시장 좌판에 놓인 고등어, 외국에서 밀려드는 수입 과일들, 기름값에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올랐거나 오름을 기다리고 있다. 고환율이 우리네 삶의 구석구석을 후벼 파고 있는 것이다.

이제, 서민들이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가계 부채가 미국의 위기를 낳은 서브프라임 사태 때 미국의 가구당 부채액을 넘어섰다는 지적도 있다.(<시사저널> '가계 부채 시한폭탄, 한국 경제 숨통 조인다, '2011.09.30) 이 대부분의 부채는 오른 전셋값, 교육비, 등록금, 고물가 생활자금으로 쓰였다. 혹자는 가계 부채가 크게 늘어난 이유에 대해 과소비. 해이해진 금융 의식을 꼽고 있지만 이는 현상일 뿐, 본질은 빚 권하는 문화를 만들어온 정부와 1%를 위해 99%의 희생을 강요해온 자본권력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유럽발 금융위기, 지구 반대편의 경제불안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과 환율시장을 흔들어 놓고 서민들은 매일 눈뜨고 호주머니를 털리는 참극이 벌어지는 지금, 아직은 괜찮다고, 우리나라를 비교적 안전하다고 장담할 일만은 아니다. 고환율 거품으로 치장된 수출 전망, 대기업 실적위주로 만들어진 경제지표로는 괜찮은지 모르지만 서민경제는 더 이상 내려설 곳조차 없이 바닥에 내팽겨 쳐지고 있다.

통제 못한 '1%의 탐욕과 권력'... 빚더미에 앉은 서민들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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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한 미 청년들, '자본주의 심장' 월가 점령 타락한 금융자본주의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면서 시작된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거 시위 첫날 수백명에 불과했던 시위대는 14일이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각) 2000여명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 최경준
월스트리트 점령

환율은 그 나라 경제 건강의 척도라고 한다. 얼마의 환율이 적정한가를 떠나 외국의 금융위기가 너울성 파도처럼 실시간으로 증폭되어 환율과 주식시장을 유린하는 현상은 위험하고도 비정상적이며 우리나라 경제가 건강하지 못한 반증이기도 하다.

실물 경제보다는 금융 경제를 우선시하고, 서민 경제보다는 기업 경제를,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에 역점을 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필연적으로 빈부의 차이를 인내할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갔고 서민들은 남의 나라 경제위기에도 발가벗고 된서리를 맞아야 하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가계의 부실이 금융의 부실로, 금융의 부실이 국가 전체의 위기로 발전되었던 리먼 브라더스 사태. 미국은 시작에 불과했고 우리나라도 예외라고 할 수 없는 전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1%의 탐욕과 부패를 99%는 더 이상 참지 않겠다', '달러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를 들고 미국 월가로 몰려든 시위를 보면서 금융과 권력을 손에 쥔 1% 인간들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면 경제 최강국 미국의 99% 국민들조차 결코 행복하거나 나아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경제 위기, 원인과 진단, 해법도 모두 여기에 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1%의 탐욕과 권력을 나눠 가져라' 이 평범한 진리를 경제의 원칙으로 지켰더라면 금융자본주의의 한계는 이처럼 빠르고 무섭게 전 세계를 유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초기 '강만수 사단'으로 일컬어지는 경제 관료집단은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유도했다. MB 정부 출범 당시 947원이던 환율이 2009년 평균환율 1276원으로 329원 폭등했다. 그 결과 대기업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얻은 반면 서민들은 109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환율폭등의 대가로 내어주어야 했다(<환율지식이 돈이다>에서 발췌, 송기균 저).

그뿐만 아니다. 부자감세 논란. 비정규직 논쟁. SSM 문제, 심지어는 복지의 문제에까지 경제 집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 이명박 정부였다. 결과 자본권력은 끝없이 비대해졌고 탐욕은 점점 더 커져갔다. 반대로 서민들은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황폐화되었고 일해도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99%의 사람들이 삶의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우리 경제는 튼튼하다"... 대통령의 호언장담, 서민은 불안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세계적 경제위기에 대해 여러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월 22일 "내가 대통령이면서 위기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10월 3일에는 라디오·인터넷 방송에서 "우리 경제는 국민들이 자신감을 가져도 될 만큼 튼튼하다"고 연설하기도 했다. 이런 대통령의 발언을 접할 때마다 과연 우리나라가 그렇게 안전하고 튼튼한가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더불어 전세난, 물가폭등, 고질화된 저임금 구조는 과연 정부가 개선할 의지라도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무엇을 믿고 안심하라는 것인지 '주어'를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불안하다. 뉴스에서는 날마다 다른 나라의 국가 부도 위기가 전해지고, 그 파고가 다음 날이면 서민들 밥상머리에 찾아드는데 무슨 근거로 안심하라는 것인지,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은 넘지 않을 것이다'라는 경제관료의 빗나간 예언을 또 다시 보는 것 같다.

문제는 '분배'이다. 탐욕의 1% 사람들이 가진 자본과 권력을 되돌려 달라는 것이다. 그냥 달라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노동의 대가로 지불하라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 1회 출연료가 1000만 원, 청소용역 노동자 일년치 벌이와 같다면 아무리 자본주의 세상이라도 너무 한 것 아닌가? 부모의 부를 그대로 물려받아 1년에 주식배당으로만 수십억 원씩 챙기는 재벌 2세들. 가난한 환경 속에서 등록금을 벌려고 대형마트 냉동기 점검 일을 하다가 죽어간 대학생. 이들에게 누구의 노동이 훨씬 더 소중하다고, 더 큰 값어치가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지하실에서 죽어간 대학생의 노동보다 수백, 수천 배의 불로소득을 챙긴 사람들에게 '당신은 능력자이고, 그만한 노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 땅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영세 자영업자들이, 농민과 도시서민들이 빚 안내고 노력해서 벌어 그 돈으로 구매자로서 소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자본도 살고 서민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다. 세계적 위기 속에서 대기업 몇몇만 건재하다고 건강한 국가경제라 할 수 없다. 국민 대부분이 자기 노동으로 자기 소비를 책임질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만 건강한 사회, 경쟁력 있는 국가라 할 수 있다. 1%를 위해 99%가 일해야 되는 사회, 이제 한계에 왔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자신감을 요구하기 전에 1% 자본권력의 탐욕을 어떻게 제어할 지 그 방안을 고민하고 국민들과 공유하여야 한다.

한국과 미국에 남은 마지막 방법 '분배의 정의'

"소수가 부와 소득을 독점하고 다수가 그 나머지를 나눠 갖는 나라에서는 그 누구도 성공할 수 없다. 불균형은 단순히 경제적 성장만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날실과 씨실을 가르고 찢어버린다. 경제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합의가 깨진다면 국가는 무너질 것이다." -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로버트 라이시 저, 김영사 펴냄)

이 섬뜩한 경고는 나라의 혼란을 목적에 둔 좌익세력의 발언이 아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경제 지도자이며 클린턴 행정부의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Robert B. Reich)의 저서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에서 언급된 내용이다. 로버트 라이시는 '우리(미국)에게 남은 유일한 방법은 분배의 정의'라 일갈했다.

경제 위기가 돌림병처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국내에도 산적한 문제들이 첩첩산중이다.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개인부채 증가, 저축은행 등 금융권 부실, 지자체와 국가 부채의 증가 등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난제들이 날이 갈수록 악화일로로 가고 있다. 문제를 푸는 해법, 로버트 라이시가 이야기한 미국에 남은 '마지막 방법'이 우리에게도 마지막으로 남은 해결책 아닐까? '분배의 정의', 그 방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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