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5월 20일 또 다시 졸속적이고 기습적인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들은 공단 밖에서 면담을 요청하고, 졸속처리 중단을 촉구하는 조합원의 절규를 외면한 채 보훈병원 대졸초임자의 임금삭감 방침을 처리했다. 공단 이사회의 비민주적인 결정이 계속되면서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되고 있다.

 

공단의 기습적인 이사회는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보훈공단은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 ‘2001년 1급에 한해서만 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완전히 무시한 채 의사직을 포함한 2,3급에 대한 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 4월 1일 이사회에서는 기습적으로 서면 이사회를 열어 보훈병원 직원 383명의 정원 감축 등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졸속적으로 결정한 바 있다.

 

 

 

 

 

대화 요구하는 조합원들에게 면담 거부, 폭력 행사

 

5월 20일 이사회가 예정된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앞에는 이사회를 저지하기 위한 보훈병원 조합원들과 서울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오전 9시 속속 집결했다.

 

조합원들은 이사회를 앞두고 이사들이 공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을 전개했으나 공단 직원들은 면담을 요구하는 참가자들을 제지하고, 출입구를 봉쇄했으며 전투경찰들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다. 조합원들의 이러한 절절한 요구에도 공단 이사들은 결국 이사회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의 결정은 의료서비스 질 저하, 사회적 임금 저하 초래

 보훈병원 직원들은 타 병원에 비해 턱없이 적은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보훈환자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러나 병원은 383명의 정규직 직원을 감축하겠다고 나선데 이어 대졸초임자의 임금마저 삭감하겠다고 결정했다. 383 정규직 직원 감축 결정은 보훈병원의 발전을 위해 청춘을 바쳐 일해 온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것은 물론 보훈환자들의 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대졸초임자 임금 삭감 결정은 사회적 약자인 대졸 신입사원에게 고통을 전담할 뿐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임금저하로 이어질 것이다. 병원사업장이 3교대 근무와 인력부족으로 인한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간호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깍는다는 것은 병원사업장의 인력수급을 더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전면 위배되는 것이다.

 

 서울본부 결의대회 개최, “보훈병원 투쟁 승리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
 

공단 이사회가 열리는 오전 11시 보훈공단 앞에는 <383 인력감축 규탄! 대졸초임 삭감 반대! 서울지역본부 결의대회>가 2백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대회사를 진행한 보훈병원지부 황미숙 지부장은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인 이사회 처리에 울분을 터뜨렸다. 황지부장은 “산별교섭과 지부교섭이 동시에 열리고 있지만, 보훈공단은 민주적인 대화 자리를 철저히 외면한 채 졸속처리에만 혈안이 됐다. 우리 직원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현장 조합원들의 불타는 분노가 투쟁의 화살이 되어 반드시 댓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힘찬 결의를 밝혔다.

 

서울지역본부 한미정 본부장은 “보훈병원은 국가유공자의 진료를 위해 설립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보훈환자들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향과 정반대로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 구조조정 방침을 무차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면서 “이사회의 이러한 방침은 조합원을 넘어 보훈환자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분노했다. 한미정 본부장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는 보훈병원의 투쟁 승리를 위해 서울지역본부를 비롯한 보건의료노조가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보훈병원지부 조용연 사무장의 경과 보고와 각 지회장들의 투쟁 발언을 끝으로 집회는 마무리됐다.

 

 

 

 

2009년 05월 20일 ⓒ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