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트전기 철탑 농성 전선 확대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일터로 돌아가고 싶다'는 광주 로케트전자 해고 노동자의 철탑 고공 농성이 민주노총의 전면적인 결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22일 복직 투쟁 599일째, 철탑 농성을 시작한지 43일이 지나면서 고공 농성자 이주석(40)씨와 유제휘(39)씨의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판단한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모든 사안을 뒤로 한 채 전면적인 결합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이어 시민단체도 결합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전남 본부장은 지난 21일 (구)도청 앞 철탑 고공 농성장 옆에 6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하고 오는 5월 1일까지 시한부 동조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이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승철 본부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놔두면 생명까지 위태로울 것 같다. 총파업도 한계가 있고, 대중적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저라도 결단하면 지역사회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봤다”며 “다행히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본부장 말대로 민주노총이 결합한 이후 제시민사회단체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전선 확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하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통일사회연구소 등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광주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동참하고 있고, 종교계에서 시국법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다.
강 본부장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사측이 문제를 백지화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 우리 수준만큼 쉽게 내놓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래저래 여론을 보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 금속노조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사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사측은 고공 농성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된 협상에서 이미 두차례나 사측이 합의서를 무시한 전례를 놓고 볼 때 ‘더 이상 사측에 속지 않겠다’는 것이 로케트전기 해고자의 강경한 입장이다.
다리, 허리 마비 증상..."목숨걸고 올라왔다"
문제는 두 고공 농성자의 건강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43일째 30미터 높이의 철탑에서 0.5평의 면적에 두 사람이 생활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이들은 근육 경련을 일으키며 현재 다리와 허리 쪽에 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철탑 아래에서 천막농성 중인 해고자 오미령(39)씨는 "철탑 공간 높이가 1m 20cm로 배꼽 아래로 밖에 오지 않아 똑바로 서있기도 힘들다. 앉아 있어도 다리를 제대로 못펴는 면적"이라며 "내려와 회복을 하더라도 관절과 허리에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 것 같다. 정신적 폐쇄 등의 후유증도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자 당사자도 고공 농성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주석 씨는 지난 08년 9월에도 광주시청 앞 철탑에 올랐다. 해고자를 우선 채용하겠다는 합의서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당시 이 씨는 6일 만에 철탑에서 내려왔다. 내려오자마자 바닥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고공 농성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몸소 체험한 이씨가 다시 철탑으로 오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시간도 무려 40여일이 흘렀다. 오미령씨는 이씨의 사연을 전하면서 “얼마나 두려웠을지 상상이 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유제휘씨도 지난 07년 11월 민주의 종각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였지만 2시간 30분 만에 강제로 끌려 내려와야 했다. 딸 민주(11)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봤다. 유제휘씨는 “딸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싫었다. 이번 고공농성은 기약을 할 수 없어서 서울로 간다고 비밀로 부쳤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민주양은 “나는 아빠가 나에게 아빠 일을 안 알려 주는 게 속상해, 그러니까 혼자 생각하지 말고 우리에게도 알려줘. 아빠 건강해야 돼. 그리고 사랑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두 고공농성자는 살인적인 고통뿐 아니라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발로 내려오지는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유제휘씨는 “농성이 장기화가 되면서 조바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정을 볼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을 관철시키지 않으면 내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석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해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우리가 내려가면 밑에 있는 동지들에게도 희망이 없다”며 “600일 동안 단식, 삭발, 삼보일배 등 안해본 것이 없는데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번에는 목숨을 걸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로케트전기 해고자들은 오는 23일 해고 600일을 맞아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열고 5월 1일 노동절 행사와 16일 전국 대규모 집회를 통해 사태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2007년 9월 1일 로케트전기 노동자 11명은 민주노동자회라는 현장조직을 만들어 ‘비정규직 철폐하자’ 등의 내용의 선전물을 나눠줬다는 이유로 정리 해고를 당했다. 이후 사측은 회사 상황이 호전되면 우선 채용을 약속하고 정리 해고자 우선 채용 노사 대표자 합의서와 해고자 복직 성실 교섭 합의서에 두차례나 서명했지만 지난 2월 해고자를 배제한 신규 채용 공고를 냈다.
22일 복직 투쟁 599일째, 철탑 농성을 시작한지 43일이 지나면서 고공 농성자 이주석(40)씨와 유제휘(39)씨의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판단한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모든 사안을 뒤로 한 채 전면적인 결합을 선언했다.
민주노총 이어 시민단체도 결합
강승철 민주노총 광주전남 본부장은 지난 21일 (구)도청 앞 철탑 고공 농성장 옆에 6m 높이의 망루를 설치하고 오는 5월 1일까지 시한부 동조 단식 농성에 돌입했고, 민주노총 산별대표자들이 릴레이 단식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강승철 본부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이대로 놔두면 생명까지 위태로울 것 같다. 총파업도 한계가 있고, 대중적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저라도 결단하면 지역사회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봤다”며 “다행히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본부장 말대로 민주노총이 결합한 이후 제시민사회단체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전선 확대를 통해 사측을 압박하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통일사회연구소 등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광주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동참하고 있고, 종교계에서 시국법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다.
강 본부장은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사측이 문제를 백지화할 의향은 없어 보인다. 우리 수준만큼 쉽게 내놓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래저래 여론을 보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 금속노조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사측과 교섭을 벌이고 있으며, 사측은 고공 농성에 대한 부담을 느끼며 ‘일단 대화 테이블에 앉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된 협상에서 이미 두차례나 사측이 합의서를 무시한 전례를 놓고 볼 때 ‘더 이상 사측에 속지 않겠다’는 것이 로케트전기 해고자의 강경한 입장이다.
해고자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 로케트전기 해고 노동자 2명이 11일 광주도심 CCTV 철탑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민중의소리
다리, 허리 마비 증상..."목숨걸고 올라왔다"
문제는 두 고공 농성자의 건강이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43일째 30미터 높이의 철탑에서 0.5평의 면적에 두 사람이 생활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이들은 근육 경련을 일으키며 현재 다리와 허리 쪽에 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
철탑 아래에서 천막농성 중인 해고자 오미령(39)씨는 "철탑 공간 높이가 1m 20cm로 배꼽 아래로 밖에 오지 않아 똑바로 서있기도 힘들다. 앉아 있어도 다리를 제대로 못펴는 면적"이라며 "내려와 회복을 하더라도 관절과 허리에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 것 같다. 정신적 폐쇄 등의 후유증도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자 당사자도 고공 농성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주석 씨는 지난 08년 9월에도 광주시청 앞 철탑에 올랐다. 해고자를 우선 채용하겠다는 합의서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당시 이 씨는 6일 만에 철탑에서 내려왔다. 내려오자마자 바닥에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고공 농성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몸소 체험한 이씨가 다시 철탑으로 오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시간도 무려 40여일이 흘렀다. 오미령씨는 이씨의 사연을 전하면서 “얼마나 두려웠을지 상상이 되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유제휘씨도 지난 07년 11월 민주의 종각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였지만 2시간 30분 만에 강제로 끌려 내려와야 했다. 딸 민주(11)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봤다. 유제휘씨는 “딸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싫었다. 이번 고공농성은 기약을 할 수 없어서 서울로 간다고 비밀로 부쳤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민주양은 “나는 아빠가 나에게 아빠 일을 안 알려 주는 게 속상해, 그러니까 혼자 생각하지 말고 우리에게도 알려줘. 아빠 건강해야 돼. 그리고 사랑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두 고공농성자는 살인적인 고통뿐 아니라 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했지만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제발로 내려오지는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유제휘씨는 “농성이 장기화가 되면서 조바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결정을 볼 것이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을 관철시키지 않으면 내려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석씨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해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우리가 내려가면 밑에 있는 동지들에게도 희망이 없다”며 “600일 동안 단식, 삭발, 삼보일배 등 안해본 것이 없는데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번에는 목숨을 걸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로케트전기 해고자들은 오는 23일 해고 600일을 맞아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열고 5월 1일 노동절 행사와 16일 전국 대규모 집회를 통해 사태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2007년 9월 1일 로케트전기 노동자 11명은 민주노동자회라는 현장조직을 만들어 ‘비정규직 철폐하자’ 등의 내용의 선전물을 나눠줬다는 이유로 정리 해고를 당했다. 이후 사측은 회사 상황이 호전되면 우선 채용을 약속하고 정리 해고자 우선 채용 노사 대표자 합의서와 해고자 복직 성실 교섭 합의서에 두차례나 서명했지만 지난 2월 해고자를 배제한 신규 채용 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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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업데이트 : 2009-04-23 08: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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